재물손괴 합의 안 하면 어떻게 되나요? 벌금부터 배상까지

“술 마시고 남의 차를 한 번 찼습니다. 그쪽에서 합의를 안 해 준다는데, 저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다투다가 상대 휴대폰을 던져서 깼어요. 수리비를 주겠다고 했는데 연락을 아예 안 받습니다.”

정말 많이 들어오는 질문입니다. 그리고 이 질문 뒤에는 거의 항상 같은 기대가 숨어 있습니다. “합의가 안 되면 사건도 흐지부지 끝나는 거 아닐까” 하는 기대요.

먼저 그 기대부터 정리하고 가겠습니다. 재물손괴는 합의가 안 돼도 사건이 그대로 갑니다. 폭행 사건에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재판에 넘길 수 없는 장치가 붙어 있는데요, 물건을 부순 사건에는 그런 장치가 없습니다. 그래서 “합의를 못 했으니 없던 일이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손을 놓고 계시면 가장 나쁜 결과로 흘러갑니다.

그렇다고 합의가 의미 없다는 뜻은 전혀 아니에요. 오히려 반대입니다. 합의는 사건을 자동으로 끝내지는 못하지만, 검사가 재판에 넘길지 말지 정하는 자리와 판사가 형을 정하는 자리에서 가장 무겁게 놓이는 사정입니다. 그 구조를 알고 움직이는 사람과 모르고 기다리는 사람의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이 글에서는 합의가 없을 때 실제로 어떤 처분이 나오는지, 법원이 합의를 어디에 넣어 계산하는지, 피해자가 연락을 끊었거나 터무니없는 금액을 부를 때 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어려운 말은 되도록 걷어냈습니다.


AI 요약
  • 합의가 안 돼도 사건은 그대로 진행됩니다. 물건을 부순 사건에는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재판에 못 넘긴다”는 장치가 없습니다. 법이 정한 최고형은 3년 이하 징역이나 700만 원 이하 벌금이고, 위험한 물건을 썼다면 5년 이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 벌금까지 올라갑니다.
  • 합의는 사건을 끝내지 못하지만 결과를 바꿉니다. 법원이 형을 정할 때 쓰는 기준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피해가 실질적으로 회복된 경우”는 형을 크게 깎는 사정이고, 반대로 “피해를 회복하려는 노력이 없었다”는 점은 집행유예를 막는 사정으로 들어갑니다.
  • 합의를 안 하면 두 번 싸웁니다. 벌금은 국가에 내는 돈이고 피해 배상은 피해자에게 주는 돈이라 서로를 대신하지 못합니다. 형사재판에서 배상까지 명령될 수도 있고, 그게 안 되면 민사소송이 따로 옵니다.

합의를 안 하면 사건이 그냥 끝나나요

아닙니다. 합의가 없으면 사건은 오히려 끝까지 갑니다.

여기서 많은 분이 폭행 사건과 헷갈리십니다. 폭행에는 특별한 장치가 하나 붙어 있어요. 피해자가 “이 사람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면 검사가 그 사건을 재판에 넘길 수 없습니다(형법 제260조 제3항). 그래서 폭행 사건에서는 합의서 한 장이 사건을 끝내는 열쇠가 됩니다.

물건을 부순 사건에는 그런 조항이 아예 없습니다. 법에 “피해자 뜻에 반해서는 재판에 넘기지 못한다”는 문구가 붙어 있지 않거든요. 그래서 피해자가 “합의 안 해 준다, 끝까지 처벌해 달라”고 말해도 사건은 정해진 절차대로 흘러가고, 반대로 “처벌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사건이 자동으로 종결되지는 않습니다.

법이 정한 최고형은 이렇습니다.

  • 일반적인 경우 : 남의 물건이나 문서, 전자기록 등을 부수거나 숨기거나 못 쓰게 만들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 벌금입니다(형법 제366조).
  • 여럿이 위세를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들었을 때 :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올라갑니다(형법 제369조 제1항). 야구방망이나 공구, 각목처럼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는 물건을 손에 들고 부순 경우가 여기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여기서 “700만 원”이라는 숫자를 보고 놀라시는 분이 많은데요, 이건 법이 허용하는 최대치입니다. 실제 벌금이 얼마 나올지는 부순 물건의 값, 피해를 얼마나 회복했는지, 전에 같은 일이 있었는지에 따라 사건마다 다릅니다. 인터넷에 도는 “초범이면 얼마” 같은 숫자는 근거를 확인할 수 없는 이야기예요.

그러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합의를 못 했다는 사실은 사건의 끝이 아니고, 사건이 어떤 모양으로 끝날지를 나쁜 쪽으로 밀어 두는 상태입니다. 그럼 반대로 합의를 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겠습니다.

그럼 합의하면 없던 일이 되나요

자동으로 없던 일이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앞에서 본 것처럼 이 사건에는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재판에 못 넘긴다”는 장치가 없습니다. 그래서 합의서를 냈다고 해서 검사가 반드시 사건을 덮어야 하는 건 아니에요. 법적으로는 여전히 재판에 넘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합의가 결정적으로 작동합니다. 검사는 죄가 인정되더라도 사정을 따져서 재판에 넘기지 않고 사건을 끝낼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거든요. 흔히 기소유예라고 부르는 처분입니다. 이 판단을 할 때 검사가 가장 크게 보는 것이 바로 피해가 회복됐는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는지입니다.

  • 피해가 완전히 회복되고 피해자도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면 : 재판에 넘기지 않고 끝나는 쪽으로 기대할 여지가 큽니다. 부순 물건 값이 크지 않고 전에 처벌받은 적도 없다면 더 그렇습니다.
  • 피해가 그대로 남아 있다면 : 벌금을 청구하거나 정식으로 재판에 넘기는 쪽으로 갑니다.

피해를 갚으면 처벌을 피할 수 있느냐는 질문은 다른 사건에서도 똑같이 나오는데요, 돈을 돌려놓는 것과 처벌을 면하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는 공금 횡령, 갚으면 괜찮을까요에서도 같은 구조로 다뤘습니다. 짧게 말하면, 갚는 것은 처벌을 없애는 열쇠가 아니라 처벌의 무게를 정하는 가장 큰 사정입니다.

한 가지는 솔직하게 덧붙이겠습니다. 처벌을 받지 않고 끝나도 수사를 받았다는 기록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벌금형 같은 전과가 남지 않는 것과, 아무 기록도 남지 않는 것은 다른 이야기예요. 벌금형이 남기는 불이익이 실제로 어떤 장면에서 문제가 되는지는 공무원 벌금형에서 정리했습니다.

💡 헷갈리기 쉬운 두 가지

“합의하면 사건이 자동으로 끝난다” 는 폭행 사건 이야기입니다. 물건을 부순 사건은 합의해도 검사가 판단할 여지가 남습니다.

“합의가 안 되면 사건이 흐지부지된다” 도 틀렸습니다. 합의가 없으면 사건은 절차대로 끝까지 갑니다. 합의는 사건을 멈추는 스위치가 아니라, 결과를 어느 쪽으로 기울일지 정하는 무게추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애초에 내가 한 일이 정말 이 죄에 해당하는지요. 생각보다 범위가 넓습니다.

부수지 않았는데도 손괴가 됩니다

깨거나 부러뜨리지 않았어도, 상대가 그 물건을 원래 용도로 못 쓰게 만들었다면 이 죄가 됩니다.

법이 정한 표현은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입니다. 말이 어려운데, 풀면 세 갈래예요.

  • 부수는 것 : 깨고, 찢고, 구부리고, 긁는 것처럼 물건 자체를 상하게 하는 경우입니다.
  • 숨기는 것 : 물건을 그대로 두고 주인이 찾지 못하게 감춰 두는 경우도 들어갑니다. 멀쩡한 물건이라도 주인이 쓸 수 없으니까요.
  • 못 쓰게 만드는 것 : 물건은 그대로인데 쓸 수 없게 만든 경우입니다. 이 갈래가 가장 넓고, 예상 밖의 행동이 여기에 걸립니다.

세 번째가 왜 넓은지는 실제 사건 하나를 보면 바로 이해가 되실 겁니다.

어떤 사람이 평소 자기 굴삭기를 대던 자리에 다른 사람 차가 서 있는 걸 봤습니다. 화가 나서 차 앞에는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을, 뒤에는 굴삭기 크러셔를 바짝 붙여 놓았어요. 차를 때린 것도, 긁은 것도 아닙니다. 손도 대지 않았죠. 다만 차가 앞뒤로 막혀서 17시간에서 18시간 동안 움직일 수 없게 됐습니다.

대법원은 이걸 재물손괴로 봤습니다. 차에 흠 하나 나지 않았고 기능이 망가진 것도 아니지만, 주인이 그 시간 동안 차를 차로 쓸 수 없었으니 차의 효용을 해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판결문은 “재물의 효용을 해한다”는 말을 “사실상으로나 감정상으로 그 재물을 본래의 사용목적에 제공할 수 없게 하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라고 풀었고, 일시적으로 이용할 수 없게 만든 것도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대법원 2021. 5. 7. 선고 2019도13764 판결).

이 기준을 알고 나면 “이것도 되나” 싶던 일들이 정리됩니다.

  • 남의 차 타이어 바람 빼기 : 타이어를 찢지 않았어도 차를 못 쓰게 만든 것이니 문제가 됩니다.
  • 벽이나 차에 낙서, 스티커 붙이기 : 지우면 되는 정도라도 그 물건을 원래 상태로 쓰기 어렵게 만들었다면 걸릴 수 있습니다. “감정상으로” 쓸 수 없게 만든 경우까지 본다는 게 이 기준의 핵심입니다.
  • 주차장 출입구나 차 앞을 막아 두기 : 위 사건이 바로 이 경우입니다.
  • 가게 간판이나 현수막 떼어 내기 : 떼어서 버리지 않고 보관했어도 주인이 쓸 수 없었다면 마찬가지입니다.
  • 남의 서류나 휴대폰 안의 기록을 지우기 : 법은 문서와 전자기록도 함께 적어 두었습니다.

반대로 내 물건은 이 죄가 되지 않습니다. 법이 “타인의 재물”이라고 못 박아 두었으니까요. 부부가 다투다 물건을 던졌다면 그게 누구 물건인지가 먼저 문제가 됩니다. 다만 공동으로 쓰는 물건이거나 상대 이름으로 산 물건이라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니, 이 부분은 사실관계를 따져 봐야 합니다.

한 가지 더. 술을 많이 마셔서 기억이 안 난다는 사정은 죄를 없애 주지 않습니다. 기억이 흐릿한 상태에서 짐작으로 진술하다가 실제와 다른 말을 하면 오히려 상황이 나빠지는데요, 이 부분은 경찰 조사 거짓 진술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기억나지 않는 부분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내가 한 일이 이 죄에 해당한다는 게 정리되면, 다음 질문은 하나입니다. 합의가 안 된 상태로 가면 어떤 처분이 떨어지느냐죠.

합의가 없을 때 실제로 받는 처분

검사에게 넘어간 사건은 혐의가 인정되지 않으면 거기서도 끝나고, 인정되면 세 갈래 중 하나로 처분됩니다. 합의와는 별개로, 경찰 단계에서 끝나는 사건도 있고요.

순서를 먼저 잡아 두면 지금 내 사건이 어디쯤인지 보입니다. 아래 그림처럼 흘러갑니다.

A
합의 없이 갈 때 사건이 지나가는 길

합의 없이 갈 때 사건이 지나가는 길경찰 수사에서 혐의가 인정되지 않으면 경찰이 그 단계에서 사건을 끝낼 수 있고, 넘어간 사건은 검사가 처분하면서 합의 여부를 반영하며, 합의가 없으면 법정에 나가지 않고 벌금만 정해지는 절차로 가거나, 사안이 무거우면 정식재판으로 넘어갑니다. 이 둘은 이어지는 단계가 아니라 갈래입니다. 형사재판에서 피해자가 신청하면 배상명령까지 이어질 수 있고, 배상명령이 없으면 민사 손해배상 청구가 따로 남습니다.또는경찰 수사검사 처분벌금 청구정식재판배상명령여기서 끝나기도합의 반영법정 출석 없이징역 구간민사로 이어짐근거 「형법」 제366조 ·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합의가 되면 대개 두 번째 칸에서 기소유예로 끝나고, 합의가 없으면 벌금이 청구되며, 사안이 무거우면 정식재판으로 갑니다. 손괴는 배상명령 대상 범죄여서 형사재판 중에 배상까지 명령될 수 있습니다.

경찰은 조사를 마치면 혐의가 인정될 때 사건을 검사에게 넘기고, 그렇지 않으면 그 단계에서 끝낼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다만 끝내는 경우에도 그 이유를 적은 서면과 서류, 증거물을 검사에게 보내 검토를 받습니다. 고소인이나 피해자가 이의를 신청하면 사건은 검사에게 넘어가 다시 판단을 받고요(같은 법 제245조의7).

물건이 부서진 사실과 누가 그랬는지가 영상 등으로 분명한 사건에서는 이 결말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사건이 검사에게 넘어갔다면 거기서 세 갈래로 갈리는데, 차례로 보겠습니다.

첫째, 재판에 넘기지 않고 끝내는 처분입니다. 죄는 인정되지만 사정을 봐서 이번에는 재판까지 가지 않겠다는 결정이에요. 전과가 남지 않습니다. 피해가 완전히 회복됐고 피해자도 처벌을 원하지 않을 때 가장 기대할 만한 결과인데요, 그래서 합의가 절실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둘째, 법정에 나가지 않고 벌금만 정해지는 절차입니다. 검사가 “이 사건은 벌금이면 충분하다”고 판단하면 정식 재판을 열지 않고 서류만으로 벌금을 정해 달라고 법원에 청구합니다. 그러면 법원이 서류를 보고 벌금 액수를 적은 명령서를 집으로 보내 줍니다. 이 명령서를 약식명령이라고 부릅니다. 법정에 출석하지 않아도 되니 편하다고 느끼시는 분이 많은데, 짚어 둘 점이 있습니다.

  • 이것도 전과입니다 : 법정에 안 갔을 뿐이고 벌금형 처벌을 받은 것은 맞습니다.
  • 금액에 동의하지 않으면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기간이 아주 짧습니다. 명령서를 받은 날부터 7일 안에, 명령서를 보낸 그 법원에 서면으로 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453조). 벌금이 징역형으로 바뀌지는 않지만 액수는 오를 수 있으니, 결과가 반드시 좋아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 정식재판이 열리면 합의는 아직 늦지 않습니다 : 재판이 열리는 동안 피해 회복 자료를 낼 수 있거든요. 반대로 기간을 넘겨 벌금이 확정되면 그 기회도 함께 닫힙니다.

셋째, 정식으로 재판에 넘기는 것입니다. 부순 물건의 값이 크거나, 위험한 물건을 들었거나, 같은 일로 처벌받은 적이 있거나, 피해가 전혀 회복되지 않았다면 이쪽으로 갈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때부터는 징역형 가능성을 놓고 다투게 되고, 다음 장에서 볼 양형기준이 실제로 작동합니다.

여기서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시간 문제입니다. 많은 분이 “일단 좀 지나고 나서 합의하자”고 미루시는데요, 절차는 생각보다 빠르게 넘어갑니다. 경찰 단계에서 할 수 있었던 합의를 검찰로 넘어간 뒤에 하면 선택지가 줄고, 재판이 시작된 뒤에 하면 또 줄어듭니다. 경찰 조사가 끝난 뒤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경찰 조사 후 검찰 송치 기간에서 정리했으니 일정 감각을 잡아 두시면 좋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와 나란히 앉아 조사를 받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로 기억이 다를 때 그렇게 하는데요, 그 자리에서 감정이 올라가 불필요한 말이 나오기 쉽습니다. 미리 준비할 내용은 대질 조사 대응 방법을 참고하세요.

그럼 정식 재판으로 갔을 때, 판사는 합의를 정확히 어디에 놓고 계산할까요.

법원은 합의를 어디에 넣어 계산하나요

법원에는 이런 사건의 형을 정할 때 참고하는 기준표가 있고, 합의는 그 표에서 형을 가장 크게 깎는 자리에 들어 있습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만든 「손괴범죄 양형기준」이 그 표입니다. 2026년 3월 30일에 수정돼 같은 해 7월 1일부터 쓰이고 있어요. 원리는 단순합니다. 사정이 좋으면 가벼운 칸, 보통이면 가운데 칸, 나쁘면 무거운 칸에 사건을 놓고 그 칸 안에서 형을 정합니다.

B
합의가 있고 없고가 형량 구간을 바꿉니다

합의가 있고 없고가 형량 구간을 바꿉니다대법원 양형위원회 손괴범죄 양형기준의 권고 형량 구간입니다. 재물손괴는 감경 6월 이하, 기본 4월에서 10월, 가중 8월에서 1년 6월입니다. 누범이거나 여럿이 함께 또는 위험한 물건을 쓴 특수손괴는 감경 8월 이하, 기본 6월에서 1년 2월, 가중 8월에서 2년으로 한 단계씩 무겁습니다. 처벌불원 또는 실질적 피해 회복은 사건을 감경 구간으로 내리는 특별감경인자입니다.06121824가중기본감경가중기본감경8월-1년6월4월-10월6월 이하8월-2년6월-1년2월8월 이하재물손괴특수·누범단위 개월 · 징역형 기준 · 벌금형은 별도근거 대법원 양형위원회 「손괴범죄 양형기준」 각 제1유형

감경 구간은 하한이 정해져 있지 않아 ‘6월 이하’, ‘8월 이하’로 표시했습니다. 아래 줄의 ‘특수·누범’은 같은 죄를 다시 저지르거나, 여럿이 위세를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들고 부순 경우입니다. 양형기준은 ‘처벌불원 또는 실질적 피해 회복’을 형을 크게 깎는 사정으로 두고 있어, 합의가 되면 사건이 강조 표시한 감경 구간으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다만 같은 죄를 다시 저지른 경우처럼 형을 크게 올리는 사정이 함께 있으면 그대로 내려가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피해 회복 노력 없음’은 집행유예를 막는 사정입니다. 출처: 대법원 양형위원회 손괴범죄 양형기준(2026년 7월 1일 시행).

권고되는 구간은 이렇습니다. 징역형을 기준으로 한 것이고, 벌금형은 따로 봅니다.

구분 가벼운 칸(감경) 가운데 칸(기본) 무거운 칸(가중)
일반적인 재물손괴 6월 이하 4월~10월 8월~1년 6월
같은 죄를 다시 저지른 경우, 위험한 물건을 쓴 경우 8월 이하 6월~1년 2월 8월~2년

이제 어느 칸에 놓일지를 정하는 사정들을 보겠습니다. 기준표는 이 사정들을 형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과 그보다 작은 것으로 나눠 두었습니다. 영향이 큰 쪽을 특별양형인자, 작은 쪽을 일반양형인자라고 부르는데요, 이름은 외우실 필요가 없습니다.

중요한 건 방향과 세기입니다. 아래 목록에서 앞의 두 묶음은 형을 크게 움직이는 사정이고, 뒤의 두 묶음은 같은 방향이라도 움직이는 폭이 작습니다.

형을 크게 깎는 쪽(가장 센 자리)

  • 처벌불원 또는 실질적 피해 회복 :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피해가 실제로 회복된 경우입니다. 합의가 바로 이 자리에 들어갑니다.
  • 자수 : 스스로 신고하고 나온 경우입니다.
  • 심신미약(본인에게 책임이 없는 경우), 청각 및 언어 장애인

형을 크게 올리는 쪽(가장 센 자리)

  • 같은 종류의 죄를 다시 저지른 경우 : 전에 같은 일로 처벌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한 경우입니다.

형을 조금 깎는 쪽

  • 진지한 반성
  • 형사처벌 전력 없음 : 이른바 초범입니다.
  • 상당한 피해 회복 : 완전한 합의까지는 못 갔지만 피해를 상당 부분 회복한 경우입니다. 뒤에서 볼 공탁이 여기에 걸릴 수 있습니다.

형을 조금 올리는 쪽

  • 계획적인 범행
  • 2인 이상이 함께한 경우
  • 합의 시도 중 피해 야기 : 이게 중요합니다. 합의를 하려다가 피해자에게 새로운 피해를 준 경우예요. 밤중에 계속 전화하거나 집이나 가게로 찾아가 압박하거나, “합의 안 해 주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이 여기 걸립니다. 합의하려던 행동이 오히려 형을 올리는 사정이 되는 것이죠.

마지막 항목을 특히 강조하고 싶습니다. 급한 마음에 직접 연락을 반복하시는 분이 정말 많은데요, 그게 사건을 두 방향으로 나쁘게 만듭니다. 형이 올라갈 뿐 아니라 협박 같은 별개의 죄가 따라붙을 수도 있습니다.

집행유예가 되느냐는 이렇게 갈립니다

실형(교도소에 실제로 들어가는 형)이냐 집행유예냐를 볼 때도 같은 기준표가 쓰이는데, 여기서는 사정의 개수를 셉니다.

집행유예는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당장 교도소에 가두지는 않고 일정 기간 지켜보는 것입니다. 기준표는 여기서 중요한 사정(주요참작사유)과 그 밖의 사정(일반참작사유)을 나눠 놓고, 중요한 사정의 개수를 비교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 중요한 사정 중 유리한 것 : 처벌불원 또는 실질적 피해 회복, 형사처벌 전력 없음, 손괴로 인한 실제 피해가 경미한 경우 등
  • 중요한 사정 중 불리한 것 :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범행한 경우, 비난할 만한 범행 동기, 피해가 상당히 중한 경우, 같은 종류의 전과 등
  • 그 밖의 사정 중 유리한 것 : 진지한 반성, 자수, 우발적인 범행, 상당한 피해 회복, 사회적 유대관계가 분명한 경우 등
  • 그 밖의 사정 중 불리한 것 : 피해 회복 노력 없음, 진지한 반성 없음, 계획적인 범행, 범행 후 증거 은폐, 합의 시도 중 피해 야기

💡 개수를 세는 규칙

집행유예를 권고하는 경우 : 중요한 사정 중 유리한 것이 2개 이상이면서 불리한 것은 하나도 없을 때, 또는 유리한 사정이 불리한 사정보다 2개 이상 많을 때입니다.

실형을 권고하는 경우 : 중요한 사정 중 불리한 것이 2개 이상이면서 유리한 것은 하나도 없을 때, 또는 불리한 사정이 유리한 사정보다 2개 이상 많을 때입니다.

그 밖의 사정은 언제 쓰이나 : 중요한 사정이 서로 비슷하거나 한 개 차이일 때는 그 밖의 사정까지 합쳐서 봅니다.

여기서 합의의 자리가 분명해집니다. 처벌불원이나 실질적 피해 회복은 중요한 유리한 사정 한 칸을 채우고, 합의를 안 한 상태는 “피해 회복 노력 없음”으로 불리한 칸을 채웁니다. 합의 하나가 양쪽 계산을 동시에 움직이는 셈이죠.

집행유예가 실제 사건에서 어떻게 갈리는지 다른 죄의 예로 보고 싶다면 공무집행방해 치상죄와 집행유예도 같은 방식으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한 가지만 덧붙이면, 이 기준표는 판사를 묶어 두는 법률이 아닙니다. 참고하는 기준이고, 사건 사정에 따라 벗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실무에서 가장 예측 가능한 지도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여기까지 보면 “그래서 합의를 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는데요, 문제는 합의가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입니다.

피해자가 연락을 안 받거나 터무니없는 금액을 부를 때

혼자 매달리지 마시고, 국가가 만들어 둔 통로를 쓰시면 됩니다.

가장 흔한 막힘은 이렇습니다. 하나는 피해자가 전화도 문자도 받지 않는 경우, 다른 하나는 견적서에 적힌 수리비보다 훨씬 큰 금액을 부르는 경우입니다. 둘 다 당사자끼리 풀려고 하면 감정만 상하고, 앞에서 본 “합의 시도 중 피해 야기”로 번질 위험도 있습니다.

이럴 때 쓸 수 있는 통로가 두 가지 있습니다. 검찰이 조정 자리를 만들어 주는 절차와, 법원에 돈을 맡겨 두는 방법이죠.

검찰이 자리를 만들어 주는 절차

검사가 사건을 조정 절차에 넘기면, 중립적인 위원들이 앉은 자리에서 조건을 맞춰 봅니다.

형사조정이라고 부르는 제도인데요, 재산 관련 고소 사건이나 명예훼손, 의료 분쟁처럼 당사자 사이 다툼 성격이 강한 사건에서 씁니다. 물건을 부순 사건도 여기에 들어갑니다. 당사자가 신청하거나 검사가 스스로 판단해 넘길 수 있는데, 넘길지 말지를 정하는 사람은 어느 쪽이든 검사입니다(범죄피해자 보호법 제41조 제1항). 그러니 신청할 생각이라면 먼저 말을 꺼내 두시는 게 좋습니다.

이 통로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궁금하실 텐데, 숫자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검찰청 검찰연감(2020~2024)을 인용한 파이낸셜뉴스 2026년 8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조정에 회부된 사건 중 합의가 성립한 비율은 2020년 51.6%에서 2021년 56.9%, 2022년 61.2%, 2023년 62.3%, 2024년 63.3%로 5년 동안 해마다 올랐습니다. 5년 평균은 59.06%이고, 같은 기간 조정에 의뢰된 사건은 연평균 6만 9,271건이었습니다.

다만 이 숫자를 그대로 내 사건에 대입하시면 안 됩니다. 재물손괴 사건만 따로 뽑은 수치가 아니라 형사조정에 회부된 사건 전체의 비율이거든요. 그래도 조정 자리에 앉으면 절반을 훌쩍 넘는 사건이 합의에 이른다는 흐름은 충분히 읽을 수 있습니다.

  • 깨져도 불리해지지 않습니다 : 조정이 안 되면 사건은 원래 절차로 돌아갑니다. 조정이 성립되지 않았다는 사정을 피의자에게 불리하게 고려해서는 안 된다고 법에 적혀 있거든요(범죄피해자 보호법 제45조 제4항).
  • 강제되지 않습니다 : 조정 자리에서 나온 조건을 받아들일지는 각자 정합니다.
  • 시도한 기록이 남습니다 : 이게 실질적으로 중요합니다. 합의가 안 됐더라도 조정 자리까지 나가 피해를 회복하려 했다는 사정은 기록으로 남습니다.

금액 감각이 전혀 없어서 협상 자리에 앉기가 두렵다면, 합의금이 무엇으로 정해지는지를 먼저 보시는 게 좋습니다.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 다친 사건이지만 폭행 합의금 시세에 정리한 원리는 그대로 통합니다. 정해진 표는 없고, 실제로 나간 돈과 시점이 금액을 움직인다는 원리요.

법원에 돈을 맡겨 두는 방법

상대가 돈을 받지 않으면, 법원에 딸린 공탁소에 돈을 맡겨 두고 그 사실을 재판에 낼 수 있습니다.

이걸 공탁이라고 부릅니다. 원래 공탁은 상대의 이름과 주소를 적어야 하는데요, 형사 사건에서는 그게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자 인적사항이 가려져 있어서 가해자가 알 수 없는 경우요. 그래서 2022년 12월 9일부터 특례가 생겼습니다.

  • 언제 쓸 수 있나 : 사건이 재판에 넘겨져 피고인이 된 뒤라야 쓸 수 있고, 법령에 따라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여야 합니다(공탁법 제5조의2 제1항). 경찰이나 검찰에서 수사를 받는 단계에서는 이 방법을 쓸 수 없습니다. “합의가 안 되면 무조건 공탁하면 된다”는 말은 맞지 않습니다.
  • 어디에 하나 : 형사 사건이 진행 중인 법원이 있는 곳의 공탁소에 합니다.
  • 어떻게 적나 : 피해자 이름과 주소 대신 법원·사건번호·사건명과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명칭을 적을 수 있습니다.
  • 통지는 : 피해자에게 직접 알리는 대신 인터넷 홈페이지 공고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

효과는 어떨까요. 앞에서 본 기준표를 다시 떠올려 보세요. 형을 크게 깎는 자리에는 “처벌불원 또는 실질적 피해 회복”이 있고, 조금 깎는 자리에는 “상당한 피해 회복”이 있었습니다. 합의서를 받아 내면 앞쪽에, 돈만 맡겨 둔 상태는 뒤쪽에 걸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공탁은 합의만 못합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혀 주는 것과, 피해자가 받지 않은 돈이 공탁소에 있는 것은 무게가 다릅니다. 공탁은 합의가 정말 막혔을 때의 차선책이고, 그것도 요건이 맞아야 쓸 수 있는 방법이에요. 먼저 할 일은 합의 통로를 끝까지 열어 보는 쪽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많이들 놓치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형사 절차가 정리돼도 돈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입니다.

형사가 끝나도 돈 문제는 남습니다

합의를 안 하면 결국 두 번 싸우게 됩니다. 벌금은 국가에 내는 돈이고, 피해 배상은 피해자에게 주는 돈이라 서로를 대신하지 못합니다.

이 부분을 오해하시는 분이 정말 많습니다. “벌금까지 냈는데 또 뭘 달라는 거냐”고요. 그런데 벌금은 국고로 들어갑니다. 부서진 유리문을 고치는 데 쓰이지 않아요. 피해자가 입은 손해는 여전히 남아 있고, 피해자는 그걸 따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형사재판에서 배상까지 명령될 수 있습니다

1심이나 2심 형사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선고할 때, 법원이 배상까지 함께 명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신청하거나 법원이 직접 판단해서 하는데요, 범죄로 생긴 직접적인 물적 피해, 치료비, 위자료의 배상을 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물건을 부순 죄가 그 대상에 들어갑니다(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합의된 배상액이 있다면 그 금액에 대해서도 배상을 명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에게는 소송을 따로 걸지 않아도 되는 편한 통로이고, 물건을 부순 쪽에서는 형사 판결 하나로 돈까지 확정된다는 뜻입니다.

배상 신청이 각하되는 네 가지 경우

피해 금액이나 배상 범위가 분명하지 않으면 법원은 이 신청을 받지 않고 민사로 넘깁니다.

이렇게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돈 문제를 민사로 돌려보내는 것을 각하라고 부릅니다. 법이 정해 둔 경우는 이렇습니다.

  • 피해자의 이름과 주소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
  • 피해 금액이 특정되지 않은 경우 : 견적서나 수리비 영수증이 없어 액수가 확정되지 않은 경우가 여기입니다.
  • 배상책임의 유무나 범위가 명백하지 않은 경우 : 원래 있던 흠인지 이번에 생긴 것인지 다툼이 있는 경우 등입니다.
  • 배상명령 때문에 형사재판이 크게 늦어질 우려가 있거나, 형사재판에서 이 문제까지 정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법원이 보는 경우

그래서 실제로는 이렇게 갈립니다. 견적서가 깔끔하게 나와 있고 금액에 다툼이 없으면 형사재판에서 함께 정리될 수 있고, 금액을 두고 서로 말이 다르면 그 신청은 각하돼 민사소송이 따로 옵니다. 각하됐다고 피해자가 청구를 포기한 게 아니라 무대가 바뀌는 것뿐이에요.

💡 합의를 안 하면 남는 짐 세 가지

첫째, 형사 처분 : 재판에 넘겨지고 벌금이나 징역형이 정해집니다. 전과가 남습니다.

둘째, 배상 : 형사재판에서 배상까지 명령되거나, 조건이 맞지 않으면 민사소송이 따로 옵니다. 벌금을 냈다고 이게 줄지는 않습니다.

셋째, 시간과 비용 : 형사에 민사까지 이어지면 기간이 길어지고, 민사에서는 지연이자와 소송비용까지 얹힐 수 있습니다. 초기에 수리비를 주고 끝낼 수 있었던 사건이 훨씬 비싼 사건이 되는 경로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합의는 마음 편해지자고 하는 일이 아니라, 두 번 싸울 일을 한 번에 끝내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그 한 번을 제대로 끝내는 방법을 봐야겠죠.

합의서에 꼭 들어가야 할 것과 자주 저지르는 실수

돈을 건넸다는 사실만 적힌 종이는 합의서 구실을 못 합니다.

수리비를 다 줬는데 처분이 나빠진 사례가 왜 생기느냐면, 대개 서류가 부실했기 때문입니다. 내가 사려는 것은 “이 사람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피해자의 뜻이고, 그 문장이 없으면 돈만 나간 셈이 됩니다.

합의서에 들어가야 할 것

  • 누가 누구와, 어떤 사건인지 : 양쪽 이름과 연락처, 사건이 일어난 날짜와 장소, 부서진 물건을 적습니다. 사건번호를 알고 있다면 함께 적으세요.
  • 금액과 지급 시점, 방법 : 얼마를 언제 어떻게 주는지 명확히 적습니다. 계좌 이체로 보내면 지급 사실까지 함께 증명됩니다.
  •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 : 가장 중요한 문장입니다. “피해자는 피의자의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가 분명히 들어가야 합니다.
  • 더는 청구하지 않겠다는 약속 : 이 사건과 관련해 형사상, 민사상 추가 청구를 하지 않겠다는 문구입니다. 이게 없으면 형사가 끝난 뒤 민사가 따라옵니다.
  • 날짜와 서명(또는 도장) : 양쪽이 각자 서명합니다. 신분증 사본을 함께 두면 나중에 다투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완성된 합의서는 경찰이나 검찰, 법원에 직접 제출해야 사건에 반영됩니다. 서명한 순간부터 두 사람 사이에서는 유효하지만, 제출하지 않으면 수사기관도 법원도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합의서를 쓸 때 항목별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는 사망 교통사고 유족 합의에서 더 자세히 정리했습니다.

자주 저지르는 실수 네 가지

  • 현금만 건네고 서류 없이 끝냄 : “잘 해결했다”고 생각하고 계셨다가 나중에 증명할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아시게 됩니다. 상대가 받은 사실을 부인하면 더 곤란해지죠. 돈은 계좌로, 서류는 그 자리에서가 원칙입니다.
  • 피해자에게 직접 반복해서 연락함 : 앞에서 본 것처럼 이건 형을 올리는 사정으로 들어갑니다. 연락은 변호인을 통하거나 조정 절차를 이용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한 번 정중하게 사과 의사를 전한 뒤 상대가 응하지 않으면 거기서 멈추세요.
  • 돈만 보내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못 받음 : 가장 흔하고 가장 아까운 실수입니다. 돈을 보냈다는 사실만으로는 “상당한 피해 회복” 정도로 평가될 수 있어도, 가장 무게가 큰 자리까지 가기 어렵습니다. 입금과 서명은 같은 자리에서 함께 하셔야 합니다.
  • 재판 직전까지 미룸 : 시간이 지나면 상대가 부르는 금액은 올라가고, 내가 살 수 있는 결과는 줄어듭니다. 미룰수록 더 많은 돈으로 더 적은 것을 사게 되는 구조예요.

이 네 가지는 모두 “설마 그 정도까지야” 하는 판단에서 시작됩니다. 그 판단을 혼자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혼자 판단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사건의 갈림길은 금액이 아니라 시점과 방법입니다. 같은 수리비를 주고도 사건이 전과 없이 끝나는 경우와 벌금에 배상까지 남는 경우로 갈리는데, 그 차이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움직였는지에서 생깁니다.

💡 법무법인 최선 한마디

상담에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수리비만 주면 끝날 사건을 “합의 안 해 준다니 어쩔 수 없다”며 몇 달 놔뒀다가 재판까지 가는 경우, 다른 하나는 급한 마음에 피해자에게 매일 전화하다가 압박했다는 평가를 받는 경우입니다. 두 경우 모두 처음 마음은 사건을 잘 끝내고 싶은 것이었는데, 방향이 반대로 갔습니다.

그래서 먼저 할 일은 세 가지입니다. 부서진 물건의 값을 견적서로 확인하는 일, 내 연락이 아니라 공식 통로로 합의를 시도하는 일, 그리고 시도한 기록을 남겨 두는 일입니다. 합의가 끝내 안 돼도 이 세 가지가 정리돼 있으면 “피해 회복 노력이 없었다”는 평가는 받지 않습니다.

경찰에서 조사 통보를 받으셨다면, 금액을 정하기 전에 지금 내 사건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상담은 02-6952-4377로 연락 주시면 됩니다.


자주 하는 질문

초범인데 벌금이 얼마쯤 나오나요?

액수를 미리 말씀드릴 수 있는 사건이 아닙니다. 법이 정한 상한은 700만 원이고 위험한 물건을 썼다면 1천만 원인데, 이건 최대치예요.

실제 금액은 부서진 물건의 값, 피해를 얼마나 회복했는지, 반성하는 태도, 전에 처벌받은 적이 있는지에 따라 사건마다 달라집니다. 인터넷에 도는 “초범이면 얼마” 같은 표는 근거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순서를 바꿔 보시는 게 좋습니다. 금액보다 먼저 볼 것은 재판까지 가지 않고 끝낼 수 있는 구간에 있는지인데요, 초범이라는 사정 하나만으로 그 구간에 들어가지는 않고 피해가 회복됐는지가 함께 붙어야 합니다.

합의금은 수리비보다 더 줘야 하나요?

수리비가 출발점이지만 그것만은 아닙니다. 견적서에 적힌 금액은 계산이 되는 손해라 다투기 어렵고, 협상의 기준이 됩니다.

여기에 물건을 쓸 수 없었던 기간의 불편, 차를 못 써서 든 대차비나 교통비, 가게 유리문이 깨져 영업을 못 한 부분처럼 실제로 생긴 손해가 얹힙니다. 피해자가 위자료를 더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데, 위자료는 물건이 부서진 사건에서는 잘 인정되지 않아 다툼이 길어지는 지점이죠.

정해진 표는 없습니다. 견적서와 영수증을 챙겨서 계산되는 것부터 맞춰 나가는 게 가장 빠릅니다.

피해자가 합의를 거부하면 방법이 없나요?

있습니다. 순서대로 해 보세요. 먼저 검찰의 조정 절차를 이용해 보시는 게 좋습니다. 당사자끼리는 감정이 상해 대화가 안 되던 사건도 중립적인 자리에서는 풀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조정에 회부된 사건 중 합의가 성립한 비율은 2024년 63.3%였습니다(대검찰청 검찰연감을 인용한 파이낸셜뉴스 2026년 8월 13일 보도). 연도별 수치는 피해자가 연락을 안 받거나 터무니없는 금액을 부를 때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그래도 막히면 요건이 맞는지 확인한 뒤 법원에 돈을 맡겨 두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거부당한 뒤에 할 일은 기록을 남기는 것입니다. 언제 어떤 방법으로 연락했고 상대가 무엇이라고 답했는지, 조정 신청과 그 결과, 견적서와 이체 내역을 모아 두세요. 법원이 형을 정할 때 “피해 회복 노력 없음”을 불리한 사정으로 보기 때문에, 이 기록이 그 평가를 막아 줍니다.

대신 피해자에게 직접 반복해서 연락하는 방법은 쓰지 마세요. 그건 오히려 형을 올리는 사정입니다.

합의했는데 전과가 남나요?

합의했다고 전과가 반드시 남거나 반드시 안 남는 것은 아닙니다. 남느냐 안 남느냐는 검사와 법원이 어떤 처분을 내리는지에 달려 있어요.

재판에 넘기지 않고 끝내는 처분이 나오면 벌금형 같은 전과는 남지 않습니다. 반면 벌금형이 확정되면 법정에 나가지 않은 서류 절차였어도 처벌을 받은 것이고 전과가 됩니다.

그래서 합의서를 언제 냈는지가 결과를 가릅니다. 같은 합의서라도 수사 단계에서 내면 재판에 넘기지 않는 판단에 쓰일 수 있지만, 재판이 시작된 뒤에 내면 형을 얼마나 깎을지 정하는 자리에서만 쓰입니다.

처벌 없이 끝나도 수사를 받았다는 기록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전과가 없는 것과 아무 기록도 없는 것은 구분해서 이해하셔야 해요.

CCTV에 찍혔다는데 기억이 전혀 안 납니다. 어떻게 하나요?

기억나지 않는 부분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술을 많이 마셨다는 사정이 죄를 없애 주지는 않지만, 짐작으로 맞춰서 진술하는 것은 훨씬 위험합니다.

영상과 다른 말을 하면 거짓말한 것으로 평가돼 반성하지 않는다는 판단까지 따라올 수 있거든요. 먼저 영상에 무엇이 어떻게 남아 있는지 확인한 뒤에 진술하시는 게 안전합니다.

조사에서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유보해야 하는지는 경찰 조사 거짓 진술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영상이 명확하다면 다투기보다 피해 회복으로 방향을 잡는 편이 결과가 좋습니다.

참고자료

  • 국가법령정보센터|형법 제366조(재물손괴등), 3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 벌금
  • 국가법령정보센터|형법 제369조(특수손괴), 단체·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 국가법령정보센터|형법 제260조(폭행), 제3항의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규정은 제366조에는 없음
  • 국가법령정보센터|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배상명령의 대상 범죄에 형법 제42장 손괴의 죄 포함, 제2항 합의된 손해배상액, 제3항 배상명령을 할 수 없는 경우
  • 국가법령정보센터|공탁법 제5조의2(형사공탁의 특례), 제1항 형사사건의 피고인이 법령에 따라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 2022년 12월 9일 시행
  • 국가법령정보센터|형사소송법 제453조(정식재판의 청구), 제1항 약식명령의 고지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 청구, 제2항 약식명령을 한 법원에 서면 제출
  • 국가법령정보센터|형사소송법 제457조의2(형종 상향의 금지 등),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서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할 수 없음
  • 국가법령정보센터|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배상신청의 각하),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면 결정으로 각하
  • 국가법령정보센터|형사소송법 제245조의5(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등), 제1호 혐의가 인정되면 검사에게 송치, 제2호 그 밖의 경우에는 이유를 명시한 서면과 관계 서류·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
  • 국가법령정보센터|형사소송법 제245조의7(고소인 등의 이의신청), 이의신청이 있으면 사법경찰관은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
  • 국가법령정보센터|범죄피해자 보호법 제41조(형사조정 회부), 제1항 검사는 당사자의 신청 또는 직권으로 수사 중인 형사사건을 형사조정에 회부할 수 있음, 제2항 회부할 수 없는 경우
  • 국가법령정보센터|범죄피해자 보호법 제45조(형사조정절차의 종료), 제4항 형사조정이 성립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을 피의자에게 불리하게 고려하여서는 아니 됨
  • 대법원 양형위원회|「손괴범죄 양형기준」(2026년 3월 30일 수정, 2026년 7월 1일 시행), 제1유형 재물손괴 등의 권고 형량범위, 특별양형인자 “처벌불원 또는 실질적 피해 회복”, 일반양형인자 “상당한 피해 회복”과 “합의 시도 중 피해 야기”, 집행유예 주요참작사유 및 권고 원칙
  • 대법원|2021. 5. 7. 선고 2019도13764 판결, 주차된 차 앞뒤를 막아 17~18시간 운행하지 못하게 한 행위도 재물의 효용을 해한 것에 해당
  • 대검찰청|검찰연감(2020~2024) 형사조정 회부 사건 및 성립률, 아래 파이낸셜뉴스 보도가 인용한 원자료
  • 파이낸셜뉴스|형사조정 성립률 관련 보도(2026년 8월 13일), 2020년 51.6%에서 2024년 63.3%로 상승, 5년 평균 59.06%, 연평균 의뢰 6만 9,27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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