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로 산 휴대폰인데 경찰에서 장물이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몰랐는데요.”
이런 말씀을 하시면서 오시는 분이 많습니다. 앱에서 매물을 보고, 직접 만나서 물건을 확인하고, 돈을 보냈을 뿐인데요. 그런데 몇 달 뒤에 낯선 번호로 전화가 오고, 원래 주인이라는 사람이 물건을 돌려달라고 합니다.
이때 가장 헷갈리는 게 있습니다. 처벌 문제와 물건 문제는 완전히 따로 굴러갑니다. 처벌은 안 받는데 물건은 뺏기는 경우가 실제로 있거든요. 반대로 물건은 지켰는데 조사는 받는 경우도 있고요.
이 글에서는 먼저 몰랐으면 왜 처벌받지 않는지를 짚어 보겠습니다. 이어서 법이 “몰랐다”를 어떻게 따지는지, 언제를 기준으로 보는지, 그리고 물건은 돌려줘야 하는지, 낸 돈은 어떻게 되는지를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AI 요약
- 몰랐으면 처벌받지 않습니다. 훔친 물건을 사는 죄는 장물인 줄 알아야 성립하거든요. 다만 “장물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한 정도만 있어도 알았다고 봅니다.
- 처벌을 면해도 물건은 뺏길 수 있습니다. 모르고 제대로 주의를 기울여 샀다면 원칙적으로 내 물건이 되지만, 훔친 물건이라면 원주인이 도난당한 날부터 2년 안에 돌려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훔친 물건과 빌려간 물건은 결론이 정반대입니다. 원주인이 맡기거나 빌려준 물건을 맡은 사람이 팔아버린 경우라면, 2년 반환청구 자체가 되지 않습니다.
중고로 샀을 뿐인데 경찰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중고거래를 둘러싼 분쟁은 이미 아주 흔한 일이 되었습니다.
2025년 한 해 동안 경찰청에 접수된 직거래 사기가 119,741건, 피해액은 8,740억 7,000만 원이었습니다. 2021년에는 84,107건에 2,573억 9,000만 원이었으니 4년 사이에 꽤 커진 셈이죠.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을 합치면 461,759건에 1조 7,158억 7,000만 원이고, 2026년 상반기에만 49,867건이 접수됐습니다. 피해 품목은 공연 티켓과 상품권이 1위, 휴대폰이 2위였습니다.
여기서 하나는 분명히 해 두겠습니다. 이 수치는 돈만 받고 물건을 안 보내는 유형, 즉 사기 통계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은 물건은 제대로 받았는데 그 물건이 남의 것이었던 경우이니, 성격이 다릅니다.
그런데도 이 숫자를 먼저 꺼내는 이유가 있어요. 그만큼 많은 물건이 낯선 사람 사이에서 오가고 있고, 그 안에 출처가 불분명한 물건이 섞여 들어온다는 뜻이거든요. 본인이 특별히 부주의했던 게 아닙니다.
이제 뼈대를 잡고 가겠습니다. 이런 사건은 축이 두 개예요.
- 형사 축 : 내가 처벌을 받느냐. 여기서는 내가 알았느냐만 봅니다.
- 민사 축 : 물건이 누구 것이 되느냐. 여기서는 내가 몰랐어도 원주인이 물건을 어떻게 잃었느냐가 결론을 바꿉니다.
이 둘은 서로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처벌을 안 받았다고 물건을 지키는 것도 아니고, 물건을 뺏겼다고 처벌받는 것도 아니에요. 먼저 처벌부터 보겠습니다.
몰랐으면 처벌받지 않습니다
훔친 물건인 줄 알고 샀어야 죄가 됩니다. 몰랐다면 원칙적으로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법은 남의 범죄로 나온 물건을 넘겨받거나, 다른 사람에게 넘기거나, 옮겨 주거나, 맡아 준 사람을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형법 제362조). 그 거래를 중간에서 붙여 준 사람도 같은 형이고요.
여기서 중요한 건 형량이 아니라 성립 조건입니다. 이 죄는 “알고” 해야 성립하거든요.
근거가 조문 구조 자체에 있습니다. 법은 이어지는 조항에 실수로 그런 물건을 받은 경우를 처벌하는 규정을 따로 두었어요(형법 제364조). 실수한 경우를 굳이 따로 규정해 두었다는 건, 그 조항에 걸리지 않는 한 모르고 산 것은 처벌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그 따로 만든 조항은 누구를 겨냥한 걸까요.
- 업무상 과실 : 전당포, 중고매입업자, 귀금속상처럼 직업상 물건의 출처를 걸러 낼 의무가 있는 사람을 향한 부분입니다. 개인이 중고 물건 하나를 산 경우를 여기에 넣기는 쉽지 않습니다.
- 중대한 과실 : 직업과 무관하게 적용될 여지가 있는 부분입니다. 누가 봐도 이상한 거래였는데 아무것도 확인하지 않았다면 문제가 될 수 있어요.
- 형의 무게 : 1년 이하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금고는 가두는 점은 징역과 같지만 정해진 노역을 시키지 않는 형이에요.
그러니까 “나는 일반인이니까 무조건 해당 없다”고 단정하실 일은 아닙니다. 다만 원칙은 분명합니다. 모르고 샀다면 처벌하지 않는 것이 출발점이에요.
참고로 이 죄에는 벌금형이 있습니다. 죄에 따라서는 벌금형 자체가 없어 바로 징역으로 가는 경우도 있는데, 그 구조가 왜 부담이 큰지는 공문서위조 처벌, 벌금형 없이 바로 징역형일까?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비교해서 보시면 감이 잡히실 거예요.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몰랐다”는 말을 수사기관이 그대로 믿어 주지 않거든요.
그런데 “몰랐다”는 이렇게 따집니다
확실히 알아야 하는 게 아닙니다. “장물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한 정도만 있어도 알았다고 봅니다.
2006년 대법원 판결이 기준이 됩니다. 전당포를 하는 사람이 보석을 잡았는데, 알고 보니 그 보석이 남을 속여 가져온 물건이었던 사건이었어요.
대법원은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장물의 인식은 확정적 인식임을 요하지 않으며 장물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가지는 정도의 미필적 인식으로서도 충분”하다고요. 쉽게 말해 “훔친 물건이라고 확신했어야 한다”가 아니라 “좀 이상한데 싶은 정도면 된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그 의심이 있었는지는 무엇으로 판단할까요. 같은 판결이 네 가지를 들었습니다.
- 판 사람이 누구였는지 : 신분과 직업, 물건과 어울리는 사람이었는지, 이름과 연락처를 제대로 밝혔는지를 봅니다.
- 어떤 물건이었는지 : 고가 휴대폰이나 명품, 자전거, 공구처럼 훔치기 쉽고 되팔기 쉬운 물건일수록 주의 수준을 높게 요구합니다.
- 얼마에 샀는지 : 시세와 얼마나 차이 나는 값을 냈는지를 봅니다. 실무에서 가장 무겁게 작용하는 요소입니다.
- 그 밖의 정황 : 만난 장소와 시간, 결제 방식, 물건에 남아 있던 잠금이나 등록 정보 같은 것들입니다.
특히 세 번째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시세 100만 원짜리를 90만 원에 샀다면 흔한 흥정이지만, 30만 원에 샀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왜 이렇게 싸냐고 물어보지 않았습니까”가 조사에서 거의 빠지지 않는 질문이거든요.
💡 이런 정황이면 “의심했다”고 봅니다
- 시세보다 현저히 싼 값 : 왜 싼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거나, 설명이 이상했는데도 그냥 샀을 때.
- 판매자 신원이 흐릿함 : 계좌 명의가 다른 사람이거나, 이름을 알려 주지 않거나, 거래 후 계정을 지웠을 때.
- 새 물건 여러 개 : 포장도 뜯지 않은 같은 모델을 여러 대 팔고 있었을 때.
- 거래 방식이 급했음 : 밤늦게 인적 없는 곳에서 만나자고 하거나, 확인할 시간을 주지 않았을 때.
- 잠금이나 등록이 걸린 물건 : 초기화가 안 되거나 분실 등록이 떠 있는데도 받았을 때.
반대로 이 정황들이 없었다는 자료가 남아 있으면 그게 그대로 방어 자료가 됩니다. 대화 내용, 시세 화면, 만난 장소와 시각을 모아 두세요.
그런데 여기서 많은 분이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언제를 기준으로 따지느냐입니다.
받고 나서 알았다면 죄가 아닙니다
기준 시점은 물건을 넘겨받던 바로 그때입니다. 그 뒤에 알게 된 건 다릅니다.
앞의 2006년 판결이 이 점을 아주 분명하게 적어 두었습니다. “장물취득죄는 취득 당시 장물인 정을 알면서 재물을 취득하여야 성립하는 것이므로 피고인이 재물을 인도받은 후에 비로소 장물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졌다고 하여 그 재물수수행위가 장물취득죄를 구성한다고 할 수 없다”고요.
풀어 보면 이렇습니다. 살 때는 아무 의심 없이 샀는데 한 달 뒤 뉴스를 보고 “혹시?” 싶었다면, 그 순간 죄가 되는 게 아닙니다. 죄가 되는지는 돈을 주고 물건을 받던 그 시점만 놓고 판단합니다.
같은 사건에서 대법원은 한 걸음 더 나갔습니다. 모르고 물건을 맡았다가 나중에 사정을 알게 된 뒤에도, 그 물건을 계속 가지고 있을 권한이 있었다면 맡아 둔 것 자체를 죄로 볼 수 없는 경우가 있다고 봤어요. 결국 그 전당포 영업자는 물건을 넘겨받은 것도, 맡아 둔 것도 죄가 되지 않는다고 결론이 났습니다.
다만 여기서 선을 하나 그어야 합니다. 알고 난 뒤에 그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법은 남의 범죄로 나온 물건을 넘겨받는 것과 똑같이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행위도 처벌하거든요(형법 제362조). 형도 같습니다.
그러니까 경찰에서 연락을 받으셨다면 지금 해야 할 일은 분명합니다.
- 되팔지 마세요. 알게 된 뒤의 판매는 새로운 죄가 될 수 있습니다.
- 남에게 주지도, 맡기지도 마세요. 넘기는 행위 자체가 문제가 됩니다.
- 버리거나 초기화하지 마세요. 증거를 없앤 것으로 읽힙니다.
- 일단 그대로 두고 기록부터 챙기세요. 언제 어떻게 샀는지가 전부입니다.
한 가지만 덧붙이겠습니다. 사실은 알고 샀던 경우라면 방향이 달라집니다. 이때는 피해자와의 합의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큰 몫을 하는데, 그 절차는 폭행 합의금 시세, 이걸로 정해집니다에 순서 중심으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죄명은 달라도 합의를 언제 어떻게 진행하는지는 비슷합니다.
여기까지가 처벌 이야기입니다. 이제 물건 쪽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물건은 돌려줘야 하나요
처벌을 면하는 것과 물건을 지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먼저 원칙입니다. 판 사람이 진짜 주인이 아니었더라도, 산 사람이 그 사정을 모르고 제대로 주의를 기울여 다툼 없이 공개적으로 물건을 넘겨받았다면 그 물건은 산 사람 것이 됩니다(민법 제249조). 법은 이걸 선의취득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도 “언제”가 중요한데요. 1991년 대법원 판결은 물건을 실제로 넘겨받는 시점을 기준으로 몰랐는지와 주의를 다했는지를 본다고 했습니다. 계약만 하고 아직 물건을 못 받은 단계라면 아직 내 것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권한이 없는 사람과 맺은 거래가 어떤 구조로 뒤집히는지는 부동산에서 더 자주 문제가 됩니다. 그 구조는 부동산 대리 계약 무효, 서류를 언제 넘겼느냐로 갈립니다에 정리해 두었는데, 시점으로 결론이 갈린다는 점은 중고 물건도 같습니다.
그런데 큰 예외가 있습니다. 그 물건이 도난당한 물건이거나 누군가 잃어버린 물건이라면, 원주인은 2년 안에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250조). 내 것이 되었더라도 이 청구는 별도로 들어옵니다. 다만 그 물건이 돈이라면 이 청구는 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반드시 짚고 갈 것이 있어요. 그 2년은 “내가 산 날”부터가 아니라 “원주인이 도난당한 날”부터입니다.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물건이 2024년 3월에 도난당했고 내가 2025년 9월에 샀다면, 나는 산 지 반년밖에 안 됐는데도 2026년 3월이면 원주인의 청구 기간이 끝납니다. 반대로 도난 직후에 시장에 풀린 물건을 샀다면, 산 지 얼마 안 돼서 청구를 받게 되죠.
그래서 상대가 돌려달라고 할 때 가장 먼저 물어야 할 것은 “언제 잃어버리셨습니까”입니다. 그리고 그 답에 따라 결론이 또 한 번 갈립니다.
훔친 물건과 빌려간 물건은 다릅니다
원주인이 물건을 어떻게 잃었느냐에 따라 결론이 정반대가 됩니다.
앞에서 본 2년 반환청구는 도난당했거나 잃어버린 물건에만 적용됩니다. 그러면 이런 경우는 어떨까요. 원주인이 친구나 업체에 물건을 맡겼는데, 맡은 사람이 마음대로 다른 사람에게 팔아버린 경우입니다.
1991년 대법원 판결이 이 부분을 명확히 했습니다. 맡긴 물건을 맡은 사람이 팔아버린 경우는 “도난당한 물건”에 들어가지 않는다고요.
결론이 어떻게 되느냐면 이렇습니다.
- 훔쳐 간 물건을 산 경우 : 내 것이 되더라도 원주인이 도난일부터 2년 안에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맡기거나 빌려준 물건이 팔린 경우 : 2년 반환청구 자체가 없습니다. 산 사람이 모르고 주의를 다해 샀다면 그대로 산 사람 물건입니다.
같은 판결에는 한 걸음 더 나간 대목도 있습니다. 물건을 사실상 관리하던 사람이 그걸 빼돌린 행위가 형사에서 절도죄로 처리되는 경우라도 민사에서는 “도난당한 물건”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어요. 판결문 표현이 “형사법과 민사법의 경우를 동일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입니다.
이 글 전체에서 말씀드리는 “형사와 민사는 따로 굴러간다”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지점입니다. 경찰이 절도 사건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해서, 민사에서도 자동으로 도품이 되는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실전에서는 이걸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원주인이 물건을 잃은 경위가 정확히 무엇인지요. 상대는 대체로 “도둑맞았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맡긴 업체나 빌려준 지인이 처분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 차이 하나로 물건을 지키느냐 내주느냐가 갈립니다.
물건을 결국 내주게 된다면, 다음 질문은 하나뿐이겠죠. 낸 돈은 어떻게 되는가입니다.
낸 돈은 돌려받을 수 있나요
어디서 샀느냐에 따라 갈립니다. 원주인에게 돈을 받고 내주는 경우가 있고, 그냥 내줘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법은 세 가지 경로를 정해 두었습니다. 경매, 공개시장, 그리고 같은 종류의 물건을 파는 상인에게서 모르고 산 경우인데요. 이 세 경우라면 원주인은 내가 낸 값을 물어 주고 물건을 가져가야 합니다(민법 제251조).
거꾸로 읽으면 이렇게 됩니다. 개인에게서 그냥 산 경우에는 이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물건은 내주는데 돈은 원주인에게 청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에요.
중고거래 앱에서 개인끼리 한 거래가 여기서 말하는 “공개시장”에 해당하는지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문제입니다. 플랫폼의 성격과 거래 방식, 판매자가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따라 사안마다 다르게 볼 여지가 있어서, 다툴 수 있는 지점이라고 보시는 게 정확합니다.
두 가지를 더 알아 두시면 좋겠습니다.
첫째, 이미 물건을 내준 뒤에도 돈을 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72년 대법원 판결이 이 점을 밝혔어요. 이 규정은 돈을 받을 때까지 물건을 안 내줄 수 있는 권리만 준 게 아니라, 원주인이 반환을 청구하거나 어떤 이유로든 물건을 되찾아 간 경우에는 대가를 청구할 권리가 있다는 취지라고요. 그 사건에서 물건을 수사기관에 스스로 제출한 사정이 있었는데도, 대가를 청구할 권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봤습니다.
둘째, 이 규정 역시 주의를 다했어야 적용됩니다. 1991년 판결이 짚은 부분인데요. 세 경로 중 하나에서 샀더라도, 의심할 만한 사정을 그냥 넘겼다면 이 보호를 주장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리고 어느 경우든 판 사람에게는 물어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의 물건을 팔아서 산 사람이 결국 물건을 잃게 되었다면, 판 사람은 받은 돈을 돌려주고 그로 인한 손해도 책임져야 합니다. 문제는 연락이 끊기거나 계좌가 남의 명의였던 경우가 많다는 점이죠.
이렇게 돈을 되찾는 절차가 실제로 어떻게 굴러가는지는 투자 사기 피해, 돈을 되찾는 방법에 단계별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상대를 특정하고 재산을 묶어 두는 순서가 비슷합니다.
이런 분쟁이 얼마나 늘고 있는지도 잠깐 보고 가겠습니다.
중고거래 분쟁은 이만큼 늘었습니다
중고거래 플랫폼과 관련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이 4년 만에 14배가 넘었습니다.
2021년 12건이던 것이 2022년 18건, 2023년 48건, 2024년 82건을 거쳐 2025년에는 175건이 됐습니다.
절대 건수만 보면 작아 보이실 거예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건 소비자원에 정식으로 피해구제를 신청한 건수라서, 실제로 벌어진 분쟁 가운데 아주 일부만 잡히거든요. 개인 간 거래는 소비자원 절차와 잘 맞지 않는 경우도 있고, 대부분은 경찰에 신고하거나 당사자끼리 끝내니까요.
그러니 이 숫자는 규모가 아니라 방향을 보여 주는 자료로 읽으셔야 합니다. 늘어나는 흐름 자체는 분명합니다.
경찰 쪽 숫자도 참고가 됩니다. 2024년 한 해 발생한 사이버사기범죄가 100,539건이었는데, 직거래와 쇼핑몰, 게임, 이메일 무역, 연예인 빙자, 사이버 투자 등으로 유형이 나뉩니다. 온라인에서 모르는 사람과 하는 거래가 분쟁의 주된 무대가 되었다는 뜻이죠.
이제 실제로 오늘 무엇을 하셔야 하는지 정리하겠습니다.
오늘 할 일의 순서
자료를 보존하는 일이 1번이고, 물건에 손대지 않는 일이 2번입니다.
💡 오늘 순서대로 하실 일
- 거래 기록과 대화를 전부 보존하세요. 앱 채팅, 문자, 통화 내역, 송금 내역까지요. 앱에서 계정이 사라지면 대화도 함께 사라지니 지금 캡처해 두셔야 합니다.
- 판매자 정보를 한 장으로 정리하세요. 계정 이름, 연락처, 계좌번호와 예금주, 만난 장소와 시각을 시간 순서로 적어 두세요. 판 사람에게 돈을 청구할 때 그대로 쓰입니다.
- 그때의 시세 자료를 캡처하세요. 같은 모델이 당시 얼마에 거래됐는지를 보여 주는 자료입니다. 내가 터무니없이 싸게 산 게 아니라는 점을 보이는 가장 직접적인 근거입니다.
- 물건을 처분하거나 되팔지 마세요. 알게 된 뒤의 판매는 새로운 죄가 될 수 있고, 버리거나 초기화하면 증거를 없앤 것으로 읽힙니다.
- 조사 전에 진술을 시간 순서로 정리하세요. 언제 매물을 봤고, 무엇을 물어봤고, 어디서 만났고, 얼마를 어떻게 보냈는지까지요. 기억으로 답하면 흔들립니다.
경찰에서 연락을 받았을 때 조사 전에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는 지인능욕 합성, 경찰 연락 전 피의자가 먼저 확인할 것에 절차 중심으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죄명은 달라도 첫 대응의 원칙은 같습니다.
이 다섯 가지가 어려운 이유는 조사 날짜 전에 한꺼번에 끝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료를 모으는 데도 시간이 걸리는데, 그 자료를 어느 주장에 붙일지까지 정해 두어야 조사에서 일관되게 말할 수 있거든요.
💡 법무법인 최선 한마디
이런 상담에서 저희가 가장 먼저 여쭙는 것은 “얼마에 사셨나요”입니다. 그다음이 “그때 시세는 얼마였나요”고요. 이 두 숫자의 간격이 처벌 여부를 가르는 자리에 거의 그대로 놓이거든요. 그리고 원주인 쪽에는 “어떻게 잃어버리셨는지”를 확인합니다. 도둑맞은 것인지 맡겼다가 처분된 것인지에 따라 물건의 주인이 정반대로 갈리기 때문입니다.
경찰에서 연락받으신 지 며칠 되지 않았다면 우선 대화와 송금 기록부터 보존하세요. 상담은 그다음에 받으셔도 늦지 않습니다.
저희는 중고거래에서 시작된 형사 사건과 물건을 둘러싼 분쟁을 함께 맡고 있습니다. 조사 동행에서 시작해 알았는지 여부에 대한 다툼, 물건 반환과 대금 회수까지 진행합니다. 방문이 어려우시면 비대면 상담도 가능합니다.
어떤 기준으로 변호사를 고를지는 경험 많은 변호사가 필요한 이유, 선임 전 확인할 기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자주 하는 질문
시세보다 싸게 샀으면 무조건 처벌받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싸게 샀다는 사실 하나로 결론이 나는 게 아니라, 판 사람이 누구였는지와 어떤 물건이었는지, 그 밖의 정황까지 함께 놓고 판단합니다.
다만 값 차이가 실무에서 가장 무겁게 작용하는 건 맞습니다. 흥정 수준인지 설명이 필요한 수준인지가 갈림길이에요. 그래서 그때 시세 자료와 함께, 왜 싸다고 들었는지에 대한 대화 기록이 중요합니다. “급전이 필요해서”, “선물받은 건데 안 쓴다” 같은 설명을 들었다면 그 대화가 남아 있어야 합니다.
경찰이 물건을 가져갔는데 돌려받을 수 있나요?
물건 자체를 돌려받는지는 수사와 재판 결과에 따라 달라집니다. 원주인에게 돌아가는 경우도 많고요.
그런데 여기서 자주 오해하시는 게 있어요. 물건을 이미 내줬다고 해서 돈을 청구할 권리까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1972년 대법원 판결은 해당 규정이 돈을 받을 때까지 물건을 안 내줄 권리만 준 것이 아니라, 원주인이 반환을 청구하거나 어떤 이유로든 물건을 되찾아 간 경우에는 대가를 청구할 권리가 있다는 취지라고 했습니다. 그 사건에서는 물건을 수사기관에 스스로 제출한 사정이 있었는데도 그 권리가 남아 있다고 봤고요.
다만 이 청구는 앞에서 본 세 경로에서 산 경우에 관한 것이라, 어디서 어떻게 샀는지부터 정리하셔야 합니다.
판매자 연락이 끊겼는데 저만 손해인가요?
연락이 끊겼다고 권리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남의 물건을 팔아서 산 사람이 결국 물건을 잃게 되었다면, 판 사람은 받은 돈을 돌려주고 그로 인한 손해까지 책임져야 합니다.
문제는 상대를 특정하는 일이죠. 계좌번호와 예금주, 통화 기록, 앱 계정 정보가 출발점이 됩니다. 형사 사건이 진행 중이라면 그 절차에서 상대가 특정되는 경우도 있고요. 그러니 연락이 끊긴 시점에 기록부터 전부 남겨 두셔야 합니다.
산 지 3년이 지난 물건인데 이제 와서 돌려달라고 합니다.
기간을 어디서부터 세는지부터 확인하세요. 2년은 내가 산 날이 아니라 원주인이 도난당한 날부터 셉니다.
도난은 내가 산 날보다 앞설 수밖에 없죠. 그러니 내가 산 지 3년이 지났다면 도난일로부터 2년은 이미 지난 것입니다. 원주인이 이제 와서 하는 반환청구는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다만 하나는 확인해 보세요. 상대가 “도둑맞았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맡긴 물건을 맡은 사람이 처분한 경우일 수 있거든요. 그렇다면 애초에 2년 규정이 적용되는 사안이 아닙니다. 정확히 언제 어떻게 잃었는지부터 물어보시는 게 순서입니다.
물건을 이미 다른 사람에게 되팔았습니다.
언제 알았는지가 갈림길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사서 그대로 되판 것이라면, 산 행위도 판 행위도 알고 한 게 아니니 처벌 대상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된 뒤에 되팔았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법은 그런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행위도 같은 형으로 처벌하거든요(형법 제362조). 사는 것만 죄가 되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 지금 이 글을 보시고 사정을 알게 되셨다면, 더 이상 처분하지 마시고 판매 시점과 당시에 알고 있던 내용을 시간 순서로 정리해 두세요.
참고자료
- 국가법령정보센터|형법 : 제362조(장물의 취득, 양도, 운반, 보관 및 알선. 7년 이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 벌금), 제364조(업무상과실·중과실. 1년 이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 (2026-09-11 확인)
- 국가법령정보센터|민법 : 제249조(선의취득), 제250조(도품·유실물 특례. 도난 또는 유실한 날부터 2년 내 반환청구, 금전은 제외), 제251조(경매·공개시장·동종 물건 판매 상인에게서 산 경우 대가 변상) (2026-09-11 확인)
- 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4도6084 판결 : 전당포 영업자가 편취된 보석을 전당잡은 사안. 장물의 인식은 확정적 인식을 요하지 않고 장물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가지는 정도의 미필적 인식으로 충분하며, 인식 여부는 소지자의 신분과 재물의 성질, 거래의 대가 기타 상황을 참작해 판단. 장물취득죄는 취득 당시 알았어야 성립하므로 인도받은 후에 비로소 의구심을 가진 경우에는 성립하지 않음. 점유할 권한이 있는 때에는 장물보관죄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아 두 죄 모두 부정. 참조판례 대법원 2000. 9. 5. 선고 99도3590, 2004. 12. 9. 선고 2004도5904 (2026-09-11 확인)
- 대법원 1991. 3. 22. 선고 91다70 판결 : 선의·무과실의 기준시점은 물권행위가 완성되는 때. 민법 제250조·제251조의 도품·유실물에는 위탁물의 횡령이 포함되지 않으며, 점유보조자의 횡령이 형사법상 절도죄가 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형사법과 민사법의 경우를 동일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시. 민법 제251조도 무과실을 요건으로 함 (2026-09-11 확인)
- 대법원 1972. 5. 23. 선고 72다115 판결 : 민법 제251조는 대가 변상을 받을 때까지 반환청구를 거부할 수 있는 항변권만 인정한 것이 아니고, 피해자가 반환을 청구하거나 어떠한 원인으로 반환을 받은 경우에는 대가변상 청구권이 있다는 취지. 도난당한 중석을 수사기관에 임의로 제출한 사정이 있어도 청구권이 소멸하지 않음 (2026-09-11 확인)
- 서울경제|(단독) 가짜 안전결제 링크까지…중고거래 사기 피해 작년에만 8700억 : 2026년 7월 23일 보도. 경찰청 및 한국소비자원 자료(국회 고동진 의원실 입수). 2025년 직거래 사기 접수 119,741건·피해액 8,740억 7,000만 원, 2021년 84,107건·2,573억 9,000만 원, 2021~2025년 누적 461,759건·1조 7,158억 7,000만 원, 2026년 상반기 49,867건. 피해 품목 1위 공연 티켓·상품권, 2위 휴대폰. 중고거래 플랫폼 관련 소비자원 피해구제 신청은 2021년 12건, 2022년 18건, 2023년 48건, 2024년 82건, 2025년 175건. 직거래 사기는 대금만 받고 물품을 보내지 않는 유형이 중심이어서 장물 취득 사안과 모집단이 다르며, 피해구제 신청은 정식 접수 건수라 실제 분쟁 건수보다 적음 (2026-09-11 확인)
- 경찰청|사이버사기범죄 현황 : 공공데이터포털. 2024년 사이버사기범죄 발생 100,539건. 직거래, 쇼핑몰, 게임, 이메일 무역, 연예빙자, 사이버투자, 기타로 유형 구분 (2026-09-11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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