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제 도장을 갖고 가서 집을 팔았습니다. 이 계약, 무효 아닌가요?”
반대편에서 오는 상담도 있습니다. “대리인이라기에 위임장 보고 계약하고 잔금까지 다 치렀는데, 이제 와서 집주인이 그런 적 없다고 합니다.”
한 사건에서 정반대 자리에 선 두 분입니다. 한 분은 계약을 없애고 싶고, 한 분은 지키고 싶죠. 그런데 두 분의 결과는 대개 한 가지에서 갈립니다. 계약하던 그 자리에서 대리인이 등기 서류와 도장을 실제로 갖고 있었느냐입니다.
이 글에서는 남이 내 이름으로 한 계약이 어떻게 되는지, 집주인이 몰랐는데도 계약이 살아남는 경우는 언제인지, 그리고 집주인과 산 사람이 각각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정리했습니다. 어려운 말은 최대한 걷어냈습니다.
AI 요약
- 남이 권한 없이 내 이름으로 한 계약은, 내가 인정하지 않으면 나에게 효력이 없습니다. 완전히 없어진 게 아니라, 내가 나중에 인정하면 되살아나는 상태입니다.
- 그래도 계약이 살아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리인이 등기 서류와 도장을 계약 자리에서 갖고 보여 줬다면, 집을 산 사람이 집주인에게 따로 전화해 확인하지 않았어도 계약이 유효하다고 본 대법원 판결이 있습니다.
- 집주인은 돈을 받는 순간을 조심하고, 집을 산 사람은 시간을 조심해야 합니다. 손해를 메우려고 정산에 합의하면 계약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산 사람이 계약을 물릴 기회는 집주인이 인정하기 전까지만 있습니다.
남이 내 이름으로 한 계약, 어떻게 되나요
맡긴 적이 없다면, 그 계약은 나에게 효력이 없습니다.
법은 이렇게 정해 두었습니다. 권한 없는 사람이 남의 이름으로 한 계약은 본인이 나중에 인정하지 않는 한 본인에게 효력이 없다고요(민법 제130조). 여기서 ‘본인’은 이름을 도용당한 사람, 이 글에서는 집주인입니다. ‘대리인’은 집주인 대신 계약하겠다고 나선 사람이고요.
그런데 조문에 “무효”라는 말은 없습니다. “효력이 없다”고만 되어 있죠. 이 차이가 결과를 바꿉니다.
- 아주 없어진 게 아닙니다 : 집주인이 나중에 “그래, 인정한다”고 하면 계약은 되살아납니다.
- 정하는 사람은 집주인뿐입니다 : 대리인도, 산 사람도 정할 수 없습니다.
- 인정하면 처음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 오늘 인정해도 계약한 날부터 유효했던 것이 됩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는 것은 “무효냐 아니냐”가 아닙니다. 맡긴 적이 있느냐, 없다면 그래도 계약이 살아남을 사정이 있느냐, 집주인이 인정할 것이냐 이 세 가지죠.
두 번째가 핵심입니다. 이어서 보겠습니다.
집주인이 몰랐어도 계약이 살아남는 경우
집주인이 정말 맡긴 적이 없어도, 산 사람이 믿을 만했다면 계약이 유효해질 수 있습니다.
억울하게 들리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이해가 됩니다. 서류가 다 갖춰진 사람을 믿고 돈을 낸 사람까지 보호하지 않으면, 아무도 대리인과는 거래할 수 없게 되니까요. 그래서 법은 집주인 쪽에도 그렇게 보이게 만든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해 계약을 살립니다.
크게 세 가지입니다.
- 맡겼다고 남에게 말한 경우 : 실제로는 안 맡겼는데 “저 사람에게 맡겼다”고 상대에게 알린 때입니다.
- 맡기긴 했는데 그 범위를 넘은 경우 : 팔라고 맡겼더니 담보로 잡았다거나, 전세를 놓으라고 했더니 팔아버린 때죠. 실무에서 다투는 사건은 대부분 여기입니다.
- 맡긴 걸 거뒀는데 상대가 모른 경우 : 맡긴 일을 끝내거나 취소했는데,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과 대리인이 계약한 때입니다. 집주인이 사망한 뒤에 대리인이 계약한 경우도 권한이 사라진 상태인데, 이때는 상속인들과의 문제로 넘어가 훨씬 복잡해집니다.
두 번째가 인정되려면 산 사람에게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그럴듯한 이유” 가 있어야 합니다. 그럼 무엇이 그럴듯한 이유일까요. 대법원이 아주 구체적인 답을 준 사건이 있습니다.
서류를 언제 건넸는지가 결론을 갈랐습니다
대법원은 “계약하던 그 시점”에 있었던 사정만 본다고 했습니다. 계약이 끝난 뒤에 생긴 일은 따지지 않는다는 뜻이죠.
이 원칙이 얼마나 결정적인지 보여 주는 사건이 있습니다. 같은 집주인, 같은 대리인, 같은 수법이었는데 부동산 두 채의 결론이 정반대로 갈렸거든요.
집주인은 부동산중개업자에게 자기 부동산들을 팔아 달라고 맡겼습니다. 그런데 중개업자는 자기가 남에게 진 빚을 해결하려고, 맡은 부동산을 자기에게 돈을 빌려준 사람들에게 넘겨 버렸습니다. 한 채는 빚 담보로 잡히고, 다른 한 채는 아예 빚 갚는 셈 치고 넘겼습니다. 팔아 달라고 맡긴 것과는 전혀 다른 일이었습니다.
| 구분 | 첫 번째 부동산 | 두 번째 부동산 |
|---|---|---|
| 등기 서류와 도장을 받은 때 | 계약 전에 받아서 갖고 있었음 | 계약 후에야 받음 |
| 계약 자리에서 보여 줬나 | 보여 주며 “팔 권한 있다”고 말함 | 그때는 아무것도 없었음 |
| 산 사람이 믿을 만했나 | 그렇다 | 아니다 |
| 결과 | 계약 유효 (집주인이 책임) | 집주인에게 효력 없음 |
💡 이 판결이 알려 주는 두 가지
하나. 대리인이 등기에 필요한 서류와 도장을 다 갖고 와서 보여 주며 팔 권한이 있다고 했다면, 산 사람은 일단 믿을 만했다고 봅니다. 그 대리인이 산 사람에게 개인적으로 빚을 지고 있었어도 결론은 같았습니다.
둘. 그리고 집주인에게 직접 전화해서 확인해 봐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서류가 다 갖춰져 있었다면 거기까지 요구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반대로 두 번째 부동산처럼 계약을 하고 나서 서류를 받았다면, 계약하던 그 순간에는 믿을 근거가 없었던 것이라 보호받지 못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집을 산 사람은 서류를 계약 자리에서 직접 보고, 봤다는 사실을 남겨 두어야 합니다. 특히 인감증명서는 “부동산 매도용”으로 발급된 것인지, 거기 적힌 매수인 이름과 주소가 내 것인지를 그 자리에서 확인하세요. 일반 용도로 뗀 인감증명서라면 집을 팔라고 맡긴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집주인은 도장과 등기 서류를 한꺼번에 넘기는 순간부터 위험이 시작된다는 걸 아셔야 하고요.
이 위험은 가족 사이에서 가장 자주 현실이 됩니다.
배우자가 몰래 팔거나 담보로 잡았다면
부부라도 상대방 집을 마음대로 팔 수는 없습니다.
부부에게는 생활비나 장보기처럼 일상적인 일을 서로 대신할 권한이 있습니다. 하지만 집을 팔거나 담보로 잡는 일은 여기에 들어가지 않아요. 그래서 배우자가 동의 없이 집을 팔거나 담보로 잡았다면 그 자체로는 권한 없이 한 계약입니다.
다만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평소에 다른 일이라도 하나 맡겨 둔 게 있었다면, 그것이 발판이 되어 계약이 살아날 수 있거든요.
실제 사건이 있습니다. 아내가 남편 동의 없이 남편 땅을 빚 담보로 잡히고(근저당) 돈을 빌렸는데, 법원은 그 계약이 유효하다고 봤습니다. 이유가 이랬습니다.
- 평소에 맡긴 게 있었습니다 : 신용카드 만들라고 도장을 맡긴 것, 대출을 알아보라고 시킨 것이 각각 발판이 됐습니다.
- 서류가 다 갖춰져 있었습니다 : 인감증명서를 남편이 직접 발급받은 것이었고, 남편이 도장을 보냈다는 걸 알 수 있는 문서와 남편 손도장이 찍힌 위임장, 주민등록증까지 나왔습니다.
- 그래서 상대가 믿을 만했습니다.
더 눈여겨볼 대목이 있습니다. 남편은 나중에 이 일을 알고 아내 빚을 책임지겠다며 정산에 합의했습니다. 그 합의는 깨져서 지켜지지 않았는데도, 법원은 남편이 계약을 인정한 것으로 봤습니다. 합의가 깨진 것과 인정했다는 사실은 별개라는 겁니다.
인정한다는 게 이렇게 무섭습니다. 다음에서 자세히 보겠습니다.
집주인이라면 이렇게 하세요
집주인이 정할 수 있는 것은 “인정한다”와 “인정하지 않는다” 둘뿐입니다. 그런데 인정하는 쪽은 생각보다 쉽게, 그리고 되돌릴 수 없게 성립합니다.
대법원은 이렇게 봅니다.
- 말로 하지 않아도 됩니다 : “인정한다”고 밝히지 않아도, 인정한 것으로 볼 만한 행동이면 충분합니다.
- 누구에게 해도 됩니다 : 대리인에게 해도 되고 산 사람에게 해도 됩니다. 다만 대리인에게만 말해 뒀다면, 산 사람이 그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산 사람에게 내세울 수 없습니다.
- 알고 해야 합니다 :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면서 그 결과를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뜻이어야 합니다.
문제는 인정할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도 인정한 것으로 읽히는 행동을 한다는 점입니다. 서류를 건넨 시점이 갈렸던 그 중개업자 사건에서, 대법원은 집주인이 이번에는 거꾸로, 중개업자 소유의 다른 부동산을 자기 빚 담보로 잡아 두고 따로 돈까지 받기로 했다면 계약을 인정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했습니다. 손해를 조금이라도 건지려던 행동이 계약을 승인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는 겁니다.
💡 인정한 것으로 읽히기 쉬운 행동들
대리인에게서 매매대금 일부를 받는 것, 대리인의 빚을 대신 갚아 주기로 합의하는 것, 손해를 메우려고 담보를 잡아 두는 것, 산 사람에게 “돈만 더 주면 넘기겠다”고 말하는 것.
이런 행동을 하기 전에 반드시 “지금 이게 계약을 인정하는 걸로 읽히지 않을까”를 먼저 따져 보세요. 한 번 인정하면 물릴 수 없고, 효력은 계약한 날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면 그 뜻을 산 사람에게 알려야 합니다. 대리인에게만 말해 두면 산 사람에게는 통하지 않거든요. 그리고 이때는 내용증명 우편으로 보내세요. 언제 무엇을 알렸는지가 나중에 그대로 증거가 됩니다. 그런데 거절만으로 끝나지도 않습니다. 등기가 이미 넘어갔다면 되찾는 절차를 따로 밟아야 하니까요.
- 먼저 가처분을 검토하세요 : 소송하는 동안 집이 또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지 않도록 묶어 두는 조치입니다. 일단 또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면 그 사람 권리는 나중에 뒤집기 어려우니, 그 전에 막는 게 중요합니다.
- 등기를 지워 달라고 소송합니다 : 계약이 나에게 효력이 없다면 그에 따라 넘어간 등기도 근거가 없는 것이라 지울 수 있습니다. 이런 사건은 대부분 이 소송으로 갑니다.
- 형사 문제도 함께 있을 수 있습니다 : 위임장을 위조했다면 사문서위조죄, 인감증명서처럼 관공서가 발급한 서류를 위조했다면 공문서위조죄입니다. 공문서위조는 벌금형이 아예 없어서 무겁습니다. 위조 사건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는 공문서위조 처벌, 벌금형 없이 바로 징역형일까?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제 반대편으로 가 보겠습니다.
집을 산 사람이라면 이렇게 하세요
집을 산 사람에게는 세 가지 길이 있고, 셋 다 시간에 매여 있습니다.
- 답을 달라고 요구하기 : 집주인에게 기간을 정해 “인정할 건지 답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 기간에 답이 없으면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봅니다. 언제까지고 기다리지 않아도 되게 해 주는 장치죠. 이 요구도 내용증명 우편으로 보내야 기간을 언제부터 셌는지 증명할 수 있습니다.
- 계약을 물리기 : 집주인이 인정하기 전까지만 계약을 없던 일로 할 수 있습니다. 집주인에게 해도 되고 대리인에게 해도 됩니다. 다만 계약할 때 이미 권한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면 물릴 수 없습니다.
- 대리인에게 책임 묻기 : 대리인이 권한을 증명하지도 못하고 집주인도 인정하지 않는다면, 계약대로 이행하라고 하거나 손해를 물어내라고 둘 중 골라서 요구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가 마지막 안전판입니다. 다만 두 경우에는 쓸 수 없습니다. 권한이 없다는 걸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 그리고 대리인이 미성년자처럼 혼자 계약할 수 없는 사람이었을 때입니다.
그렇다면 이미 치른 잔금은 어디서 돌려받을까요. 계약이 집주인에게 효력이 없다면 집주인은 그 돈을 받은 사람이 아니므로, 원칙적으로 돈을 실제로 챙긴 대리인에게 청구합니다.
- 대리인에게 돌려달라고 : 대리인이 받은 돈은 받을 이유가 없는 돈이라 반환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 손해배상과 묶어서 : 바로 위에서 본 “대리인에게 책임 묻기”와 함께 검토합니다. 다만 그중 대리인이 계약대로 이행하게 하는 쪽을 고르면 대리인에게서 계약 내용을 그대로 받아 내는 문제가 되므로, 돈을 돌려받는 문제는 사라집니다. 대리인이 남의 집을 넘겨줄 수는 없으니 실제로는 손해배상 쪽으로 가는 경우가 많고요.
- 집주인이 일부를 받았다면 : 그 범위에서는 집주인에게도 청구할 여지가 생깁니다. 다만 집주인이 돈을 받은 사실 자체가 계약을 인정한 것으로 읽히면 계약이 살아나므로, 이때는 청구할 것이 아니라 계약대로 집을 넘겨받는 문제가 됩니다.
- 한계도 있습니다 : 대리인에게 갚을 재산이 남아 있어야 실속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게 되기도 하니 늦기 전에 확인하셔야 하고요. 그래서 현실에서는 계약을 살리는 쪽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순서가 중요합니다. 계약을 먼저 물려 버리면 계약 자체가 없어지므로, 대리인에게 이행이나 손해배상을 묻는 길도 함께 막힙니다. 반대로 집주인이 먼저 인정해 버리면 물릴 기회가 사라지고요.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집값과 대리인의 재산 상태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계약을 살릴지, 돈으로 받을지를 먼저 정하고 움직이셔야 하는 이유죠. 여러 사람 중 누구에게 청구할지를 먼저 가르는 문제는 개인주택 하도급 업체 공사대금 미수금, 누구에게 받아야 할까에서도 같은 구조로 다뤘습니다.
양쪽 이야기를 다 보셨다면, 실제로 자주 어긋나는 지점들을 짚겠습니다.
자주 저지르는 실수 네 가지
이 네 가지 오해가 사건을 가장 많이 망칩니다. 상담에서 반복해서 보이는 것들입니다.
- “위임장이 있으니까 괜찮습니다” : 위임장이 있느냐보다 거기에 뭐라고 적혀 있느냐가 문제입니다. 앞서 본 그 중개업자 사건이 바로 그랬죠. 팔아 달라고 맡긴 서류로 담보를 잡은 겁니다. 이번 계약 내용이 위임장에 적혀 있는지 보셔야 합니다.
- “가족이니까 당연히 권한이 있죠” : 부부도 상대방 집은 마음대로 못 팔고, 부모 자식 사이에는 그런 권한이 아예 없습니다.
- “일단 돈이라도 받아 두겠습니다” : 집주인이 가장 많이 밟는 지뢰입니다. 손해를 줄이려던 행동이 계약을 인정한 것으로 평가되면 전부 뒤집힙니다.
- “소송하면 되니 급할 것 없습니다” : 산 사람 쪽 이야기입니다. 계약을 물릴 기회는 집주인이 인정하기 전까지만 있고, 그사이 집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면 사건이 훨씬 복잡해집니다.
이 네 가지 모두 “설마”에서 출발합니다. 그 판단을 혼자 내리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혼자 판단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런 사건의 승패는 대개 계약하던 그 순간에 무엇이 오갔는가에서 갈립니다. 서류를 언제 건넸는지, 무엇을 보여 줬는지, 상대가 무엇을 보고 믿었는지. 그런데 이건 시간이 지날수록 확인하기 어려워지고, 양쪽 기억이 정반대로 남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 법무법인 최선 한마디
집주인 쪽에서 가장 아쉬운 순간은, 손해를 조금이라도 줄여 보려고 한 행동이 “계약을 인정했다”로 정리돼 버리는 경우입니다. 산 사람 쪽에서 가장 아쉬운 순간은, 계약 자리에서 분명히 서류를 확인했는데 그 사실을 남겨 두지 않아 나중에 증명하지 못하는 경우고요.
그래서 처음에 할 일은 두 가지로 좁혀집니다. 어떤 행동이 인정으로 읽힐지 먼저 따져 보는 일, 그리고 계약 당시 정황을 지금 확보해 두는 일입니다. 계약서와 위임장, 인감증명서 발급 날짜, 문자와 통화 기록, 중개업소 장부까지 시점이 드러나는 자료가 전부 근거가 됩니다.
다툼이 생기셨다면 움직이기 전에 먼저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어떤 변호사와 어떻게 준비할지 고민되신다면 경험 많은 변호사가 필요한 이유, 선임 전 확인할 기준도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최선은 서울 서초동에서 부동산·민사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상담은 02-6952-4377로 연락 주시면 됩니다.
자주 하는 질문
위임장과 인감증명서가 위조된 것이었다면 어떻게 되나요?
위조라면 집주인이 맡긴 적이 아예 없으므로 계약이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계약이 살아나는 경우는 집주인이 뭐라도 하나 맡겨 둔 게 있고 그 범위를 넘었을 때인데, 위임장이 통째로 가짜라면 발판이 될 권한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집주인이 도장과 인감증명서를 대리인에게 직접 맡겨 둔 사정이 있다면, 그 맡긴 것 자체가 발판이 되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형사 문제도 함께 생기는데, 위임장은 사문서위조, 관공서가 발급하는 인감증명서는 공문서위조로 갈립니다.
등기까지 넘어갔는데도 되찾을 수 있나요?
되찾을 수 있습니다. 계약이 나에게 효력이 없다면 그에 따라 넘어간 등기도 근거가 없어서 지워 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사이 집이 또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다면 그 사람과의 관계를 따로 따져야 해서 훨씬 복잡해집니다. 내가 나중에 계약을 인정하더라도, 그사이 그 집에 권리를 갖게 된 사람의 몫까지 뒤집지는 못하고요. 그래서 등기가 넘어간 걸 아셨다면, 집이 또 넘어가지 않게 묶어 두는 가처분부터 검토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집주인이 계속 답을 안 하면 계약은 어떻게 되나요?
기간을 정해 답을 달라고 요구하고, 그 기간에 답이 없으면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봅니다. 그러면 계약은 집주인에게 효력이 없는 것으로 정리되고, 산 사람은 대리인에게 이행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기간에 정해진 날짜는 없습니다. 집주인이 사정을 확인하고 답할 수 있을 만한 기간이어야 하고, 너무 짧게 잡으면 그 기간이 지났다는 것만으로는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으니 처음부터 넉넉히 잡는 편이 안전합니다.
대리인이 집주인의 아들이었어도 문제가 되나요?
네, 성인이 된 자녀에게 부모를 대신할 권한이 자동으로 생기지는 않습니다. 부부 사이의 일상적인 대리권 같은 것도 부모 자식 사이에는 없습니다. 다만 평소에 부모 재산을 관리해 왔고 도장과 서류를 갖고 있었다면 계약이 살아날 수 있습니다. 가족이라는 사정이 “믿을 만했다”는 근거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그러니 더 확인했어야 한다”는 근거가 되기도 해서 사안마다 갈립니다.
대리인이 자기 자신과 계약한 경우도 문제가 되나요?
됩니다. 대리인은 집주인의 허락 없이 자기 자신과 계약하거나, 한 거래에서 파는 쪽과 사는 쪽을 함께 대리할 수 없습니다. 팔아 달라고 맡겼는데 그 집을 자기 앞으로 사 오는 경우가 여기 해당하죠. 허락이 없었다면 권한 없이 한 계약으로 다룹니다. 다만 이미 정해진 빚을 갚는 행위는 이 금지에 걸리지 않습니다.
참고자료
- 국가법령정보센터|민법 제124조(자기계약, 쌍방대리)·제127조(대리권의 소멸사유)·제128조(임의대리의 종료)
- 국가법령정보센터|민법 제125조·제126조·제129조(표현대리)
- 국가법령정보센터|민법 제130조·제131조·제132조·제133조·제134조·제135조(무권대리, 추인, 최고권, 철회권, 무권대리인의 책임)
- 국가법령정보센터|민법 제827조(부부간의 가사대리권)
- 국가법령정보센터|형법 제225조(공문서등의 위조·변조)·제231조(사문서등의 위조·변조)
- 대법원|2009. 11. 12. 선고 2009다46828 판결(소유권말소등기) — 서류를 건넨 시점과 표현대리의 정당한 이유, 무권대리행위 추인의 방법
- 대법원|1995. 12. 22. 선고 94다45098 판결(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 — 일상가사대리권과 표현대리, 묵시적 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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