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광고를 보다 보면 유독 자연스럽고 완벽한 외모의 ‘전문가’가 제품을 추천하는 장면을 자주 마주치게 됩니다.
백발의 교수님 스타일, 흰 가운을 입은 의사, 깔끔한 정장의 영양사.
그런데 이 중 일부는 실제 인물이 아닙니다. AI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가상인물 표기 의무를 명확히 합니다.
무엇이 달라지나요? — 공정위 심사지침 개정 배경
2026년 4월 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안을 행정예고했습니다. 행정예고 기간은 4월 28일까지입니다.
핵심은 하나입니다.
AI로 생성한 가상인물이 제품을 추천·보증하는 광고를 집행할 경우, 반드시 ‘가상인물’임을 명시해야 합니다.
기존 심사지침은 추천·보증 주체를 ① 소비자, ② 유명인, ③ 전문가, ④단체·기관 이렇게 네 가지로만 구분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개정으로 여기에 ⑤ 가상인물이 새로운 유형으로 추가됩니다.
왜 지금 이 규정이 생겼을까요?
생성형 AI와 딥페이크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실제 인물과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의 ‘AI 전문가’를 내세운 광고가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공정위가 직접 적발한 사례들을 보면 그 심각성을 알 수 있습니다.
- “S대 출신 소아비만 치료 전문의”
- “미국교수가 추천하는 40시간 공복 대체 식품”
- “20년차 피부 전문의의 피부과 내부 실태 폭로”
이 광고들에 등장하는 인물은 전부 AI가 만든 존재입니다. 실제 존재하는 전문가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은 이를 실존하는 전문가의 추천으로 받아들이고 구매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공정위는 이를 소비자의 합리적 구매 판단을 방해하는 기만적 광고로 보고 있으며, 이번 지침 개정은 그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표기해야 하나요?
개정안은 매체 유형에 따라 표시 방법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블로그, 인터넷 카페 등 문자 중심 매체
게시물 제목 또는 본문 첫 부분에 다음과 같은 문구를 표시해야 합니다.
- (제목 앞) [가상인물 포함]
- (본문 첫 부분) “AI를 기반으로 생성된 가상인물이 포함된 게시물입니다.”

사진·동영상 등 영상 매체
가상인물이 등장하는 동안, 가상인물과 근접한 위치에 배경과 구분되는 색상으로 [가상인물] 문구를 표시해야 합니다.
단순히 영상 끝에 작은 글씨로 한 번 표기하는 방식은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비자가 명확하고 쉽게 인식할 수 있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기준 자체가 상당히 엄격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마케팅 담당자라면 반드시 점검해야 할 사항
이번 개정은 단순한 표기 의무 추가가 아닙니다. 실무적으로 다음 세 가지 측면을 반드시 짚어보셔야 합니다.
첫째, ‘가상인물 광고’의 범위가 생각보다 넓습니다
개정안은 AI로 생성한 가상인물이 추천·보증을 하는 경우 전반에 적용됩니다. 반드시 ‘전문가 콘셉트’가 아니어도 됩니다. 가상의 소비자 체험기, 가상의 연예인 스타일 인물이 등장하는 광고도 포함됩니다.
AI 이미지를 활용한 SNS 게시물, 숏폼 영상 광고, 블로그 협찬 포스팅 등 현재 운용 중인 마케팅 채널 전반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표기 위치와 방식이 핵심입니다
‘어딘가에 표기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지침은 소비자가 명확하고 쉽게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배경에 묻히는 작은 글씨, 스크롤을 내려야 보이는 위치, 영상 종료 직전 1~2초간만 표시되는 자막 등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셋째, ‘경험적 사실’을 가장하는 광고는 별도 규제를 받습니다
개정안은 가상인물이 실제 경험에 근거한 것처럼 추천·보증하는 내용이 실제 발생한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경우, 이를 부당한 표시·광고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일주일만에 5kg 감량”처럼 AI 가상인물이 체험담처럼 이야기하는 광고 방식은 가상인물 표기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내용 자체가 과장·허위에 해당하거나 객관적 근거를 통해 실증되지 않는 경우, 표기 의무를 떠나 표시광고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최선의 시각에서 본 핵심 시사점
이번 심사지침 개정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규정의 내용만이 아닙니다.
공정위가 AI 광고를 별도 유형으로 명시적으로 분류하고 규제 기준을 마련했다는 것 자체가, 앞으로 AI 광고에 대한 공정위의 집행 의지가 강화될 것임을 예고합니다.
표시광고법 위반은 시정명령, 과징금 부과는 물론 형사처벌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이미 집행 중인 광고에 대해서도 소급하여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 당장 현행 광고 소재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광고 집행 전 법적 검토를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한 대응이지만, 최소한 다음 질문들을 사전에 점검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 현재 집행 중인 광고에 AI가 생성한 인물이 포함되어 있는가?
- 해당 인물이 제품을 추천하거나 사용 후기를 말하고 있는가?
- ‘가상인물’임을 소비자가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표기하고 있는가?
AI 광고·가상인물 표기 관련 Q&A
Q1. AI로 만든 인물이 배경에만 등장하고 직접 추천하지 않으면 표기 의무가 있나요?
직접적인 추천·보증 행위가 없다면 이번 개정 지침의 적용 대상이 아닐 수 있습니다. 다만 광고 전체 맥락상 해당 인물이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2. 가상인물 표기만 하면 어떤 내용이든 광고해도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가상인물 표기는 ‘누가 추천하는지’에 관한 의무입니다. ‘무엇을 말하는지’에 관한 허위·과장 광고 규제는 별개로 적용됩니다.
Q3. 이미 집행한 광고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개정안이 확정·시행되기 전 집행한 광고라도, 현재도 게시 중이라면 시행 후에는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수정하거나 내리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Q4. 인플루언서가 AI 필터나 AI 편집을 활용한 경우도 해당되나요?
단순한 필터·보정 효과는 이번 개정 대상이 아닙니다.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가상의 인물’을 생성하여 추천·보증하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Q5. 언제부터 시행되나요?
4월 28일까지 행정예고 기간이며, 이후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과 전원회의 의결 등 절차를 거쳐 확정됩니다. 정확한 시행일은 추후 확인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