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이나 점포를 임차해 사용하고 있는데,
임대인이 계약 종료를 주장하며 무단으로 침입해 집기나 물건을 반출하는 일이 실제로 종종 발생합니다.
“어차피 건물 주인인데 들어갈 수 있는 것 아니냐”,
“물건을 훔친 게 아니라 옮겨둔 것뿐이다”라는 말도 자주 나옵니다.
그러나 임대인이 무단으로 임차목적물에 침입하여 임차인 소유의 물건을 반출했다면, 명백한 형사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 실제 사례와 판례를 기준으로 하나씩 정리해보겠습니다.
임대인 무단 침입 물건 반출, 전제 사실 정리
다음과 같은 상황을 전제로 합니다.
- 임차인은 건물을 사무실로 사용 중
- 사무실 출입문은 잠금 상태
- 보안장비(CCTV 등)도 설치되어 있음
- 임대인은 계약 종료를 주장하며 퇴거 요구
- 임차인이 응하지 않자 무단으로 침입
- 사무실 내부의 집기·비품 등을 임의로 반출
이 경우, 형사적으로 어떤 죄가 성립할 수 있을까요?
건조물침입죄는 당연히 성립합니다
임대인(또는 소유자)이라 하더라도,
임차인이 점유·사용 중인 사무실에 허락 없이 들어갔다면 건조물침입죄가 성립합니다.
- 임대인의 소유권과 무관
- 점유자의 의사에 반한 출입이 핵심
- 문이 잠겨 있고, 보안장비까지 설치돼 있다면 위법성은 더욱 명확
실무에서는 이 부분은 다툼 없이 인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임대인 침입으로 업무가 방해되었다면, 업무방해죄도 문제됩니다
임대인의 무단 침입으로 인해,
- 사무실 업무가 중단되거나
- 직원이 근무를 하지 못하거나
- 고객 응대, 영업 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면
업무방해죄가 추가로 성립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폭행이나 협박이 없어도 ‘위력’에 의한 방해면 충분하다는 점입니다.
무단 침입과 집기 반출 자체가
임차인의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어렵게 만들었다면
업무방해죄는 충분히 검토 대상이 됩니다.
임대인이 내 물건을 마음대로 반출했다면, 절도죄 vs 재물손괴죄
많이 혼동되는 부분입니다.
아예 가져가 버린 경우 – 절도죄
- 임차인의 집기, 비품을
- 자신의 지배 아래로 옮겨 점유한 경우
이 경우에는 절도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옮겨두고 보관 장소를 알려준 경우 – 재물손괴죄
“훔친 건 아니고, 다른 곳에 옮겨두고 알려줬다”
→ 이 경우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기 어려워, 절도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무죄인 것은 아닙니다. 재물손괴죄가 성립합니다.
형법상 재물손괴죄는
반드시 물건을 부수거나 망가뜨려야만 성립하는 것이 아닙니다.
재물손괴죄에서 말하는 ‘손괴’의 의미
대법원은 재물손괴죄의 범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재물을 손괴, 은닉, 기타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하는 경우에 성립하며,
여기서 효용을 해한다고 함은 그 물건의 본래의 사용목적에 공할 수 없게 하는 상태는 물론,
일시적으로 이용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 역시 포함된다.
(대법원 1992. 7. 28. 선고 92도1345 판결)
즉, 내 물건을
- 잠시라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면
- 원래 있던 장소에서 치워 업무에 쓸 수 없게 했다면
재물손괴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실제 판례: 임대인의 무단 침입 및 물건 반출, 유죄 인정 사례
실제 판례에서도 같은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피고인이 피해자가 운영하는 의류판매점에 침입해
이삿짐센터를 통해 의류 및 집기류 일체를 반출한 뒤,
- 다른 장소로 옮겨두고
- 피해자에게 “내가 옮겼다”는 사실과 이삿짐센터 연락처를 알려준 사안이었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 건조물침입죄 성립
- 업무방해죄 성립 (위력으로 물품 판매 업무 방해)
- 재물손괴죄 성립
→ 피해자가 물품을 판매·사용하지 못해 효용이 해해졌다고 봄
(부산지방법원 2022. 5. 9. 선고 2021노1435 판결)
임대인 침입 물건 반출, 정리하면
임대인이 계약 종료를 이유로 했더라도,
- 무단으로 침입했다면 → 건조물침입죄
- 그로 인해 업무가 중단됐다면 → 업무방해죄
- 물건을 가져갔다면 → 절도죄 또는 재물손괴죄
가 중첩적으로 성립할 수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꼭 기억해야 할 점
임대차 분쟁은 민사 문제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임대인의 자력구제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으며,
무단 침입과 물건 반출은 형사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 현장 사진·영상 확보
- CCTV 자료 보존
- 반출 물품 목록 정리
가 매우 중요합니다.
임대인 무단 침입 물건 반출과 관련해
실제 상황에 맞는 법적 대응이 필요한 경우라면
초기 단계에서부터 정확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임대인 무단 침입 물건 반출 관련 Q&A
Q1. 임대인이 건물 주인인데도 건조물침입죄가 성립하나요?
네, 성립합니다.
건조물침입죄는 소유권이 아니라 점유권 보호가 핵심입니다. 임차인이 사무실을 사용·점유하고 있는 상태라면, 임대인이라 하더라도 임차인의 의사에 반해 무단으로 들어간 경우 건조물침입죄가 성립합니다.
Q2. 계약이 이미 끝났다고 주장하면 임대인 침입이 정당화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계약 종료 여부에 다툼이 있거나, 명도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면 임차인의 점유는 여전히 보호됩니다. 계약이 끝났다고 임대인이 일방적으로 판단해 침입하거나 물건을 반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Q3. 임대인 침입으로 하루 정도만 업무를 못 했어도 업무방해죄가 되나요?
네, 가능합니다.
업무방해죄에서 중요한 것은 업무 방해의 정도가 아니라 방해 행위 자체입니다. 무단 침입과 집기 반출로 인해 일시적으로라도 사무실 업무가 중단됐다면, 업무방해죄 성립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습니다.
Q4. 물건을 훔친 게 아니라 옮겨두고 위치를 알려줬다면 죄가 안 되나요?
아닙니다.
이 경우에도 재물손괴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재물손괴죄는 물건을 파손하는 경우뿐 아니라, 일시적으로라도 사용하지 못하게 해 효용을 해한 경우에도 성립합니다. 실제 판례에서도 임대인의 이러한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Q5. 임대인 침입 물건 반출이 있으면 바로 형사고소가 가능한가요?
원칙적으로 가능합니다.
건조물침입, 업무방해, 절도 또는 재물손괴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면 형사고소를 통한 대응이 가능합니다. 다만 현장 상황, 증거 확보 여부, 임대차 관계의 경과에 따라 전략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전 법률 검토를 거친 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